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 대주주인 KDB인베스트먼트는 최근 대우건설 매각 주간사로 산업은행 M&A컨설팅실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를 선정했다.
KDB인베스트먼트는 주간사를 통해 잠재적인 인수 후보들을 대상으로 입찰 참여(태핑)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KDB인베스트먼트는 2019년 설립된 산업은행의 자회사로, 대우건설 지분 50.75%를 보유 중인 최대주주다.
대우건설 매각 작업은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0년 금호아시아나항공이 산업은행에 대우건설을 재매각한 이후 7년 만에 산은이 매각 작업에 나섰다. 당시 산은은 호반건설을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으나 결국 매각이 불발됐다.
그렇기에 이번 M&A는 거래 종결 가능성이 중심이 될 전망이다. 과거 금호아시아나항공 같은 경우, 산업은행으로부터 대우건설을 인수한 이후 그룹사의 어려움으로 결국 재매각했다. 호반건설은 우선협상대상자까지 선정되고도 여러 이유로 인수하지 않았다. 지난 10여년간 대우건설 M&A는 질곡의 역사가 있었기에 이번 대우건설 매각은 신중에 신중을 더할 전망이다. 가격과 대우건설의 미래 비전, 인수 후 전망 등도 주요 요인이다.
KDB인베스트먼트에 넘겨진 뒤 대우건설은 실적이 개선됐다. 매출은 줄었지만 원가율이 좋아졌다. 대우건설의 연결 기준 매출액은 △2018년 10조6055억원 △2019년 8조6519억원 △2020년 8조1367억원으로 줄어들고 있으나 영업이익은 △2019년 3641억원 △2020년 5583억원으로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4.2%에서 6.9%로 신장됐다.
재무건전성 역시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대우건설의 부채비율은 △2018년 269.6% △2019년 301.6%까지 올랐으나 △지난해 말 연결 기준 247.6%로 전년 대비 54.0% 포인트 낮아졌다.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대우건설의 부채비율이 250% 이하가 된 것은 2012년 이후 8년 만이다.
또한 플랜트 수주 지양, 토목 수주 감소 등으로 2018년 29조원까지 축소됐던 수주잔고가 해외 및 주택 수주에 힘입어 지난해 말 기준 약 36조5000억원으로 증가했다. 김현 한기평 연구원은 "양호한 주택 사업 성과, 토목 및 플랜트 부문 손실 축소 등으로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대우건설 인수 잠재 후보로는 △국내 디벨로퍼인 DS네트웍스와 사모펀드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 △중흥건설 △아부다비투자청 △한앤컴퍼니 등이 거론된다.
DS네트웍스는 국내 부동산 시행사로 2019년 말 기준 현금과 단기 투자자산을 합쳐 7892억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2019년 매출액 1조6000억원, 영업이익 2063억원을 냈다. 시행사가 시공 업무까지 맡아 수직계열화를 이룰 경우, 더 큰 부가가치를 낼 것이란 기대감이 있다. DS네트웍스 컨소시엄은 최근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으며 자문사로 모건스탠리를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IB 업계 관계자는 "제한적 경쟁 입찰 방식이 될 것"이라면서 "거래 안정, 향후 대우건설 인수 시 전략 등에 대해 대우건설 M&A 역사를 바탕으로 접근하는 쪽이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우건설 매각이 본격화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날 주식시장에서 대우건설 주가는 전일 대비 6.23% 오른 8870원에 마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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