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룡 경찰청장이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이틀 전 '부동산 투기 의혹 수사 중간결과'를 발표하는 자리에서다. 김 청장이 성과로 제시한 숫자는 화려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를 중심으로 꾸려진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특수본)는 지난 3월부터 석 달간 관련 의혹 646건, 관련자 2796명을 수사했다. 이 중 20명을 구속하고, 투기수익 651억원을 몰수했다.
그런데 알맹이는 없었다. 이번 사태를 촉발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중 구속까지 한 사례는 2명에 불과했다. 관심을 모았던 고위공직자나 국회의원은 단 한 명도 없었다. 1560명에 달하는 인력을 투입한 특수본이 제대로 일을 했는지 고개가 갸우뚱해지는 대목이다.
국민이 공감하려면 '성역 없고 엄정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 김 청장 스스로도 여러 번 국민에게 약속했던 말이다. 약속이 지켜질까. 국민이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볼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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