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일평균 거래대금은 이전에 비해 다소 증가했으나 공매도와 주가 간 유의미한 관계는 나타나지 않았다.”
금융위원회는 3일 ‘공매도 재개 후 한 달간 주식시장 동향 점검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시장에 충격을 주기보다 원활하게 안착했다고 설명했다. 공매도 거래대금과 비중이 높았던 상위 10개 종목을 살펴본 결과 규칙적인 관계가 없다는 게 이유다.
공매도 재개 직전 거래일인 4월 30일 대비 코스피지수는 6월 2일 종가기준 2.4% 상승했으며, 코스닥은 0.2% 하락했다. 이는 지난 5월 글로벌 증시가 미국의 물가 상승에 따른 연준(Fed)의 양적완화 축소(tapering) 가능성 등으로 혼조세를 나타낸 게 이유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권 증시도 전반적으로 세계 증시와 유사한 움직임을 보인 바 있다. 다만 국내증시의 경우 기업실적 개선 및 개인매수세 지속 등으로 상대적으로 안정적 추세를 나타냈다.
외국인들의 이탈도 공매도와는 큰 연관이 없어 보인다. 지난달 국내 증시에서 9조원을 순매도했지만, 미국 긴축 경계감에 글로벌 헤지펀드를 비롯한 투자자들의 아시아권 주식의 비중을 축소했고, 원화 약세 또한 지난달 중순까지 진행되면서 투자자들의 이탈을 부추겼다.
공매도 거래대금도 증가했으나 차츰 안정화를 되찾는 모양새다.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달 공매도 일 평균 거래대금은 6882억원으로, 공매도 금지 조치 이전인 지난 3월(6542억원)보다 증가했다. 다만 전체 거래대금이 13조7000억원에서 25조4000억원으로 2배 이상 증가한 것을 고려하면 증가 폭은 그리 크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전체 거래대금 대비 공매도 비중은 2.7%로, 올해 1~3월(4.7%)보다 약 40% 감소했다.
금융위는 분석 기간 공매도와 주가 간 유의미한 관계는 발견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공매도 거래대금 상위 종목들의 주가 변동률을 살펴보면 삼성전자가 -0.9%로 소폭 하락한 반면, HMM은 20.5% 급등했다. 또 LG화학(-13.4%), 셀트리온(0.2%), 현대차(12.3%) 등이 상승과 하락을 보인 만큼 규칙적인 관계가 나타나지는 않았다.
공매도 비중이 높은 종목들을 봐도 카페24가 6.0% 하락한 반면 넷마블은 7.7% 올랐고 LG디스플레이(-0.8%), 한국기업평가(-1.4%) 등이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 공매도로 인한 대규모 이탈은 확인되지 않았다.
투자자별 공매도 동향을 살펴보면, 외국인의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5827억원(코스피 4789억원, 코스닥 1038억원)으로 전체 공매도 대금의 84.7%를 차지했다. 이는 매수와 매도를 병행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롱쇼트 전략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관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942억원(코스피 766억원, 코스닥 176억원)으로 지난 1~3월 대비 67% 감소했는데, 이는 미니코스피200선물·옵션 시장조성자의 주식시장 공매도 금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성 대상 종목 및 공매도를 필수적인 경우로 제한함에 따라 전체 공매도 중 시장조성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8.87%에서 0.01%로 대폭 감소했다.
새로운 개인대주 제도가 시행되면서 개인투자자의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113억원(코스피 87억원, 코스닥 2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이전 대비 약 45% 증가한 수치다.
금융당국은 “불법 공매도 적발 강화를 위한 감시 체계를 구축하고 시장을 면밀히 모니터링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한국거래소는 매매양태 자체 분석을 통해 300여건의 점검대상을 선정해 불법공매도 여부·업틱룰 위반 등을 심층점검했다.
또 결제수량부족 120여건 및 선매도-후매수(보유하지 않은 주식을 먼저 매도한 후 당일 동일수량을 매수하여 결제하는 거래) 의심거래 600여건에 대해서는 감리를 실시 중이다. 금융당국은 증권사 차원의 불법공매도 차단·적발시스템이 원활하게 구축·운영되는지에 대해서도 지난 1일부터 순차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개인 투자자들의 공매도 활성화를 위해 개인 대주거래도 확대된다. 이를 위해 현재 17개 증권사가 제공 중인 개인대주 서비스를 연내에 신용융자를 취급하는 28개 증권사 전체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외국·기관에 비해 주식 대여 기간이 짧은 개인들의 투자 전략 다각화를 위해 개인 대주 차입기간(60일)을 보다 더 늘리는 방안 등도 추진 중이다.
금융위는 “공매도 재개 후 주가지수, 공매도 거래대금, 변동성지수 등 계량지표는 정상범위 내에서 움직이고, 시장불안심리 및 이상징후도 발견되지 않았다”며 “앞으로도 혐의 거래 점검 지속 등을 통해 주식시장을 투명하고 공정하게 운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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