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에 이어 김부겸 국무총리가 경제계와 연쇄 회동을 하며 소통의 폭을 넓히고 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비롯한 경제단체장들은 김 총리에게 주52시간 근로제 시행에 따른 인력난, 경영자를 처벌하는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한 보완 등 현장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최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구자열 무역협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 등 경제 5단체장들은 3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 회관에서 김 총리와 간담회를 진행했다.
김 총리는 “고군분투해 여기까지 산업을 끌어준 각 경제단체 대표들에게 감사하다”며 인사를 전했다.
각 경제단체장들은 업계가 현장에서 겪고 있는 어려움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 최태원 "윈윈(Win-Win) 파트너십 기대"
먼저 최 회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시장·기술의 판도 자체가 크게 바뀌고 있다”며 “미래를 위해 무엇 해야 할지 경제단체, 기업, 정부와 학계까지 모두 이 문제에 관련해서 고민해 볼 때”라고 말했다.
이어 “세계 경제가 본격 회복되는 모습이지만 음식·여행·문화 등 내수업종은 상당수 적자 운영 중이고, 고용과 실업률 지표도 역시 아직 부진하다”며 “특히 청년실업률이 높아 기업하는 입장에서 상당히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업인들은 총리가 경제계와 소통을 강조하는 것에 기대가 크다”며 “성과 내는 윈윈(Win-Win)의 파트너십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 손경식 "불필요한 규제 좀 없애달라"
손 회장은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사관계 선진화, 중대재해처벌법 보완 등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우리 경제가 선진국보다 더 빨리 회복하려면 철저한 방역관리도 필요하지만 기업들이 마음껏 경영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노사 관계에 대해 “정부가 노조 편향성에서 벗어나서 중심을 잡고, 노동 개혁과 노사관계 선진을 잘 이끌어 달라”며 “노동시장 유연성 높이고, 사회안전망을 든든하게 구축하는 방향으로 노동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해서도 경영자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 아니라 사전 예방이 이뤄질 수 있도록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중대한 인명 피해를 주는 산업재해가 발생했을 때, 경영자에 대한 형사 처벌을 강화한다. 노동자가 사망할 경우 경영자는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이에 대해 손 회장은 “기업에 책임을 묻는다고 근본적 원인이 없어지지 않는다”며 “처벌 수위를 완화하고, 경영자의 책임 의무를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불필요한 규제 개선의 필요성도 역설했다. 그는 “최근 규제 입법들이 충분한 논의 없이 손쉽게 만들어진다는 언론의 지적과 기업의 호소가 많다”며 “정부에서도 불필요한 규제를 지속적으로 찾아 없애 달라”고 말했다.
또 “형법상 배임죄는 모든 나라에서 도입하고 있지 않다”며 “배임죄 때문에 경영자가 적극적으로 경영활동을 못하는 경우 많다. 이사회를 거쳐 적법하게 결정하면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덧붙였다.
◆ 구자열 "기업인들 사기 좀 올려주길"
구 회장은 최근 원자재 가격 급등과 물류난 심화로 어려움을 겪는 무역업계에 대한 지원을 호소했다.
그는 “해운 운임은 최근 1년 만에 유럽 항로 6배, 동남아 항로 5배, 미주 항로 2배 인상됐다”며 “수출 물량이 작은 기업들은 운송사와 운임을 협상할 여지가 적어 높아진 비용을 모두 떠안아야 하고, 선복을 확보하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의 특수한 상황이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라며 “하반기 추가 예산을 투입해 중소 수출 기업들에 대한 물류비 지원을 확대하고, 기업들의 물류비용 경감을 위해 제3자 물류비용 세액공제도 신설해 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업들이 수출확대와 국가경제 발전에 더 크게 기여할 수 있도록 총리께서 기업인들의 사기도 올려주고,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데도 앞장서 달라”고 말했다.
◆김기문·강호갑 "중대재해처벌법 개선"
중소기업계 역시 중대재해처벌법 개선을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김 회장은 “중소기업은 오너의 90%가 대표인데, 사업주를 처벌하는 규정은 불안감을 높인다”며 “재해가 발생하면 마지막까지 수습해야 할 대표가 구속되면 중소기업은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 대표가 사고를 수습하게 제도를 개선해달라”고 전했다.
중견기업계는 전체의 80% 이상이 소재‧부품‧장비 기업인 만큼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가 중요하다고 전했다.
강 회장은 “소부장 기업들은 글로벌 공급망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며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른 통상 변화 속에서 기업들이 마음껏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공급망 확보에 정책 역량을 집중해 달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헝그리 정신이 사회 변화 속에 앵그리 정신으로 바뀌었다”며 “총리가 앵그리 정신을 하모니 정신으로 만들어 기업들이 춤추게 한다면 기업인들이 멋진 일을 해줄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재용 부회장 사면 건의 또다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에 대한 목소리도 다시 한번 전달했다. 경제단체장들은 지난달 공동명의로 작성한 이 부회장 사면 건의서를 청와대에 제출했다.
손 회장은 “세계 반도체 시장의 동향을 볼 때 우리나라가 지금까지 지켜왔던 우위가 깨질 수 있다”며 “이 부회장이 하루빨리 현장에 복귀할 수 있게 정부의 배려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앞서 최 회장은 문 대통령과의 오찬에 SK그룹 회장으로 참석해 “경제 5단체장이 (이 부회장 사면을) 건의한 것에 대해 고려해달라”고 말했으며 문 대통령은 “고충을 이해한다”고 답했다.
한편 정부와 경제계의 소통은 5일에도 이어진다. 이호승 대통령 정책실장과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5대 그룹 사장단과 이날 비공개 회동을 갖는다.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 장동현 SK 사장, 권영수 LG 부회장, 이동우 롯데지주 사장 등이 참석하며 경제계 현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최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구자열 무역협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 등 경제 5단체장들은 3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 회관에서 김 총리와 간담회를 진행했다.
김 총리는 “고군분투해 여기까지 산업을 끌어준 각 경제단체 대표들에게 감사하다”며 인사를 전했다.
각 경제단체장들은 업계가 현장에서 겪고 있는 어려움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먼저 최 회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시장·기술의 판도 자체가 크게 바뀌고 있다”며 “미래를 위해 무엇 해야 할지 경제단체, 기업, 정부와 학계까지 모두 이 문제에 관련해서 고민해 볼 때”라고 말했다.
이어 “세계 경제가 본격 회복되는 모습이지만 음식·여행·문화 등 내수업종은 상당수 적자 운영 중이고, 고용과 실업률 지표도 역시 아직 부진하다”며 “특히 청년실업률이 높아 기업하는 입장에서 상당히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업인들은 총리가 경제계와 소통을 강조하는 것에 기대가 크다”며 “성과 내는 윈윈(Win-Win)의 파트너십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 손경식 "불필요한 규제 좀 없애달라"
손 회장은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사관계 선진화, 중대재해처벌법 보완 등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우리 경제가 선진국보다 더 빨리 회복하려면 철저한 방역관리도 필요하지만 기업들이 마음껏 경영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노사 관계에 대해 “정부가 노조 편향성에서 벗어나서 중심을 잡고, 노동 개혁과 노사관계 선진을 잘 이끌어 달라”며 “노동시장 유연성 높이고, 사회안전망을 든든하게 구축하는 방향으로 노동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해서도 경영자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 아니라 사전 예방이 이뤄질 수 있도록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중대한 인명 피해를 주는 산업재해가 발생했을 때, 경영자에 대한 형사 처벌을 강화한다. 노동자가 사망할 경우 경영자는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이에 대해 손 회장은 “기업에 책임을 묻는다고 근본적 원인이 없어지지 않는다”며 “처벌 수위를 완화하고, 경영자의 책임 의무를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불필요한 규제 개선의 필요성도 역설했다. 그는 “최근 규제 입법들이 충분한 논의 없이 손쉽게 만들어진다는 언론의 지적과 기업의 호소가 많다”며 “정부에서도 불필요한 규제를 지속적으로 찾아 없애 달라”고 말했다.
또 “형법상 배임죄는 모든 나라에서 도입하고 있지 않다”며 “배임죄 때문에 경영자가 적극적으로 경영활동을 못하는 경우 많다. 이사회를 거쳐 적법하게 결정하면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덧붙였다.
구 회장은 최근 원자재 가격 급등과 물류난 심화로 어려움을 겪는 무역업계에 대한 지원을 호소했다.
그는 “해운 운임은 최근 1년 만에 유럽 항로 6배, 동남아 항로 5배, 미주 항로 2배 인상됐다”며 “수출 물량이 작은 기업들은 운송사와 운임을 협상할 여지가 적어 높아진 비용을 모두 떠안아야 하고, 선복을 확보하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의 특수한 상황이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라며 “하반기 추가 예산을 투입해 중소 수출 기업들에 대한 물류비 지원을 확대하고, 기업들의 물류비용 경감을 위해 제3자 물류비용 세액공제도 신설해 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업들이 수출확대와 국가경제 발전에 더 크게 기여할 수 있도록 총리께서 기업인들의 사기도 올려주고,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데도 앞장서 달라”고 말했다.
◆김기문·강호갑 "중대재해처벌법 개선"
중소기업계 역시 중대재해처벌법 개선을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김 회장은 “중소기업은 오너의 90%가 대표인데, 사업주를 처벌하는 규정은 불안감을 높인다”며 “재해가 발생하면 마지막까지 수습해야 할 대표가 구속되면 중소기업은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 대표가 사고를 수습하게 제도를 개선해달라”고 전했다.
중견기업계는 전체의 80% 이상이 소재‧부품‧장비 기업인 만큼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가 중요하다고 전했다.
강 회장은 “소부장 기업들은 글로벌 공급망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며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른 통상 변화 속에서 기업들이 마음껏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공급망 확보에 정책 역량을 집중해 달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헝그리 정신이 사회 변화 속에 앵그리 정신으로 바뀌었다”며 “총리가 앵그리 정신을 하모니 정신으로 만들어 기업들이 춤추게 한다면 기업인들이 멋진 일을 해줄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재용 부회장 사면 건의 또다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에 대한 목소리도 다시 한번 전달했다. 경제단체장들은 지난달 공동명의로 작성한 이 부회장 사면 건의서를 청와대에 제출했다.
손 회장은 “세계 반도체 시장의 동향을 볼 때 우리나라가 지금까지 지켜왔던 우위가 깨질 수 있다”며 “이 부회장이 하루빨리 현장에 복귀할 수 있게 정부의 배려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앞서 최 회장은 문 대통령과의 오찬에 SK그룹 회장으로 참석해 “경제 5단체장이 (이 부회장 사면을) 건의한 것에 대해 고려해달라”고 말했으며 문 대통령은 “고충을 이해한다”고 답했다.
한편 정부와 경제계의 소통은 5일에도 이어진다. 이호승 대통령 정책실장과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5대 그룹 사장단과 이날 비공개 회동을 갖는다.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 장동현 SK 사장, 권영수 LG 부회장, 이동우 롯데지주 사장 등이 참석하며 경제계 현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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