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시계열 자료를 통해 폐암 환자의 사망동향과 사망원인 도출에 중점을 둔 가명정보 결합 활용 연구 결과, 암 환자의 합병증, 만성질환, 사망 등 중요정보를 장기 추적관찰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국립암센터 폐암환자 임상정보, 국민건강보험공단 진료정보, 통계청 사망정보를 연계한 가명정보 결합 시범사례 첫 성과라고 강조했다.
데이터 분석결과 폐암 생존자에게 적극적인 심뇌혈관질환 관리가 중요하다는 시사점이 나왔다. 국립암센터 내원 폐암환자 1만4000여명 중 1년 이내 사망은 38.2%, 3년이내 사망은 67.3%, 5년이내 사망은 77.4%, 10년이내 사망은 87.5% 비중으로 나타났다. 폐암진단 후 5년이상 생존하다 연구대상기간 내 사망한 환자의 22.2%가 암 이외 원인으로 사망했고, 이중 '심뇌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이 24.8%를 차지했다.
정부는 향후 폐암환자의 단기·중기·장기 사망원인과 연도별 사망동향, 폐암환자 심뇌혈관질환 등 만성질환과 사망 인과관계를 파악할 예정이다. 폐암환자 생애주기 전반의 위험요인 파악, 진단‧치료에 따른 예후 예측 모델을 제시할 계획이다. 향후 암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만성질환 관리전략을 제시하고, 치료법·의약품의 사용현황, 잠재적 이익·위해 등 임상적으로 의미있는 '실세계증거(Real World Evidene)' 마련에 기여하며, 헬스케어 인공지능 등 연구 성과도 낼 거라 기대 중이다.
개인정보위는 이어 3일 국립암센터 가명정보 결합 시범사례 성과로 위암·갑상선암·폐암·대장암·유방암·간암 등 우리나라 전체 암 발생 63%를 차지하는 6대 암 환자의 장기 합병증과 만성질환 발생을 9년간 장기 추적조사한 연구 결과를 추가 발표했다. 암 생존 후 장기 합병증과 만성질환 관리·예방이 중요하다는 시사점이 도출됐다.
이번 연구를 위해 20만명 규모의 국립암센터 임상정보와 국민건강보험공단 진료정보가 가명처리돼 결합됐다. 1차 분석결과 국립암센터 방문 환자 중 암이 없었던 환자보다 암 환자의 합병증·만성질환(심뇌혈관질환, 대사질환, 근골계질환)이 많은 것이 확인됐다. 6대 암환자는 심뇌혈관질환 중 심부전의 발생 빈도가 81% 많았고 심근경색은 50%, 뇌졸중은 25% 많았다. 근골격계질환 중 골절은 47% 많았고, 대사질환 중 당뇨병 발생은 35% 많았다.
국립암센터는 향후 심층분석을 통해 6대 암종별 장기 합병증과 만성질환의 세부발생현황과 주 발생요인을 파악하고, 결합 데이터를 적용한 인공지능 학습을 통해 암 생존자의 질환 위험요인 파악과 예방을 위한 예측모델을 제시할 계획이다.
서홍관 국립암센터 원장은 "이번 연구가 200만명에 이르는 암 생존자의 만성질환 관리뿐만 아니라 정밀의료를 통한 임상의료 효율이 증대되고 인공지능기술을 활용한 환자 중심의 맞춤형 의료 서비스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종인 개인정보위 위원장은 "향후 마이데이터와 연계해 실증데이터와 예측모델에 기반한 맞춤형 의료서비스까지 개발된다면 국민건강 증진에 다양하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 연구의 가명정보 결합은 개인정보보호법령과 보건복지부 '보건의료 데이터 활용 가이드라인'에 따라 진행됐다. 국립암센터, 보험공단, 통계청은 가명정보 활용을 위해 기관 내 '데이터심의위원회'와 '국립암센터 의생명연구심의위원회'의 심의를 받았다. 데이터심의위는 데이터 활용방법의 안전성과 가명처리의 적절성, 의생명연구심의위는 연구의 윤리·과학적 타당성을 심의한다.
심의 통과 후 각 기관은 결합전문기관(통계청)에 데이터 결합을 신청, 재식별할 수 없는 표준 단방향 암호화 기술로 이름·생년월일·성별을 활용한 결합키를 만들어 결합키관리기관(한국인터넷진흥원)에 보냈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은 결합키 연계정보를 통계청에 보내고 각 기관도 가명정보를 통계청에 보냈다. 통계청에서 결합된 데이터는 반출심사를 거친 뒤 별도 분석공간에서 활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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