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두 차례에 걸쳐 서울 부동산 급등 지역에서 토지거래허가제가 시행된 가운데, 아파트와 마찬가지로 빌라도 매매·전세 모두 거래절벽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치동의 허준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요즘 빌라는 부르는 게 값인데 매물이 없다"며 "토지거래허가지역에서 전용면적 16㎡ 이상이면 무조건 실거주 2년 요건을 채워야 해서 전세 매물도 없다. 여기에 반포 재건축 이주 수요까지 몰리면서 매물은 완전히 씨가 말랐다"고 전했다.
반면 토지거래허가제에서 비켜간 인근 개포·도곡·역삼 등 지역은 빌라 갭투자가 횡행하며 가격이 오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용 59㎡ 규모 신축 빌라의 경우 지난해 말보다 최소 1억원에서 2억원은 올랐다고 역삼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전했다.
올해 들어 서울 빌라 거래량은 아파트 거래량을 추월하고 있지만, 토지거래허가지역으로 묶인 지역의 빌라 거래량은 뚝 떨어졌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4월 서울 다세대·연립 거래량(신고일 기준)은 5642건으로, 같은 달 아파트 거래량 3631건을 훌쩍 뛰어넘었다.
지난 4월 성동구의 다세대·연립 거래량은 전달 23건에서 70건으로 204.3% 급증했다. 광진구는 175건에서 296건으로 69%, 용산구는 62건에서 92건으로 48.4%가 증가하며 뒤를 이었다.
그러나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대치동·압구정 등이 있는 강남구와 잠실동이 있는 송파구는 각각 146건과 261건으로 전달과 거래 건수가 같았다. 목동이 포함된 양천구는 272건으로 1건이 줄었다.
업계에서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지 않은 곳들도 빌라 거래량이 많아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강북구 미아동의 S공인중개사 대표는 "강남이랑 비교하면 거래 건수가 많아 보이지만 실질적으로 거래가 활발하진 않다. 빌라 가격은 작년 말과 올 초 정도에 올랐다가 지금은 가격변동이 크진 않다"고 말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아파트는 전반적으로 다 오른 상태니까 빌라로 가는 케이스가 있고,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 초기에는 개발 기대감이 작용하면서 수요가 몰렸다. 그런데 조합원 자격 강화 이슈 등으로 맘 놓고 빌라를 매입하기 어려워지자 매물이 들어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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