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외교 드라이브' 일본, 대만 이어 베트남도 무상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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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21-06-05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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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트남에도 국제기구 통하지 않고 직접 전달

일본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잉여 물량을 앞세워 외교전을 펼치고 있다.

5일 NHK방송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전날 대만에 영국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24만회 접종분을 무상 공급한 데 이어 베트남에도 백신을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일본은 미국 화이자 백신으로 접종을 시작했는데, 지난 2월만 해도 자체 개발 백신이 없어 물량 부족 사태를 겪었다. 

그러나 주 공급처인 화이자 백신을 추가로 확보하고 지난달 21일 미국 모더나, 영국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사용을 정식 승인하면서 백신 수급 사정에 여유가 생겼다.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이 4일 도쿄의 외무성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대만에 아스트라제네카의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백신 120만회분을 제공한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본은 화이자 9700만명분과 모더나 2500만명분을 합해 총 1억2200만명분을 받기로 했는데, 이는 일본의 16세 이상 인구보다 많다. 

때문에 일본 정부는 해외에서 드물게 접종 후 혈전 사례가 보고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해선 사용승인을 하고도 공식 접종에선 당분간 제외하기로 했다.

일본이 계약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1억2000만회분(6000만명분)으로, 이미 일부 물량은 확보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안보 이익을 공유하는 대만이 지난달 중순부터 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으로 백신 부족 사태를 겪자, 일본은 남아도는 약 124만회분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항공편으로 보냈다.

대만은 곧바로 자국에서 가장 높은 빌딩인 '타이베이 101'의 벽면 전광판을 활용해 일본어로 '대만·일본의 유대와 감사' 등 백신을 제공해 준 것에 감사하는 메시지를 띄웠다.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은 전날(4일) 대만에 백신을 제공했다고 알리는 기자회견에서 "백신 분야에서도 확실하게 일본의 리더십을 발휘해 나가고 싶다"며 향후에도 적극적으로 백신 외교를 펼칠 것이란 각오를 밝혔다.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정부는 애초 대만에 국제기구를 통해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직접 전달하는 것이 일본의 공헌을 확실히 드러낼 수 있다고 판단해 직접 주는 것을 택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대만에서 반응이 좋자, 여세를 몰아 베트남에도 정부 측 요청에 따라 백신을 제공할 예정이다. 일본 정부는 베트남에도 이달 중 조기에 백신을 전달하기 위해 국제기구를 거치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은 지난 3일 기준 1차례 이상 접종자 비율이 1% 정도로,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10개 회원국 중 접종률이 가장 낮은 수준이다. 베트남은 기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등에 이어 중국 국영 제약사인 시노팜 백신의 긴급 사용을 승인했다. 

다만, 일본은 백신을 넉넉하게 확보하고도 담당 의료인력 부족과 접종 순위 등 복잡한 행정절차 때문에 접종 속도가 느리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 3일 기준 일본의 전체 접종 횟수는 1560만 차례이고, 전날 대비 하루 증가 횟수는 51만3000회에 그쳤다. 때문에 오는 21일부터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직장에서도 당초 정해진 순서와 관계없이 접종을 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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