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 G7 정상회의서 '한·일 단독회담' 없을 것...역사 갈등이 걸림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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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1-06-06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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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교도통신 6일 보도...역사 문제 핑계 삼아 한일·한미일 회담 거부

  • G7 회의 의제는 美 예고대로...중국에 맞선 '민주주의 경제권 구상'

오는 11~13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콘월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한일 단독 정상회담이 성사하긴 어렵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내각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와 강제 징용 보상 청구 등의 역사 문제 갈등을 문제 삼고 있다.

6일 일본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스가 내각이 G7 정상회의 일정 중 별도의 한일 정상회담을 사전에 조율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굳혔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은 역사 문제를 놓고 문재인 정부가 실효성 있는 타개책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면서 일본 정부 차원에서 스가 총리가 대화할 여건이 조성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고 전했다.

관계자는 이어 일본 정부가 한국 측에 정상회담을 타진하지 않은 상태이며, 한국 정부 역시 일본 측에 회담을 요청하려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다고도 덧붙였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사진=유튜브/TBS]


이와 함께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 안에서 단기적으로 우리나라와 접촉에 응할 필요가 없다는 소극적 태도도 뿌리 깊다고도 지적했다.

이는 스가 내각은 오는 10월 임기를 마치기 전 총선(중의원 선거) 정국에 들어갈 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문재인 대통령 역시 잔여 임기를 1년여 남겨두고 있기에 양국 모두 실효성 있는 대화는 어렵다는 판단을 하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일본 측은 역사 문제를 핑계 삼아 '양국 정상 간 대화 환경 미조성' 사유를 명분으로 밀어붙히려는 모양새다.

스가 내각은 아베 신조 전 내각과 마찬가지로 일제 강제 징용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보상과 사과 문제는 다른 역사 문제와 같이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과 2015년 한일 일본군 위안부 협상을 통해 '완전하고 최종적이며 불가역적으로' 해결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따라서 일본 정부는 양국의 외교 관계가 악화한 원인을 국제법을 위반한 우리 정부에 있다고 주장하며 이에 대한 시정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특히, 일본 정부가 역사 문제를 명분으로 삼으려는 배후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G7 회의 일정 중 추진하고 있는 '한미일 3국 정상회담'을 염두에 둔 것일 공산이 크다.

앞서 지난 2일 마이니치신문과 교도통신 등은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의 제의에 따라 스가 총리가 G7 회의 중 한미일 정상회담에 응하는 것을 검토하곤 있지만, 일본 정부 안에선 부정적인 견해가 지배적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당시 교도통신이 인용한 한 일본 외무성 간부는 "단시간 접촉을 상정한 사전 조정 조차 하지 않고 있다"면서 문 대통령과 스가 총리가 대화를 나누는 것은 전체 일정 중 우발적으로 인사를 나누는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 일정에서 한일 양국 정상이 회담을 진행한다면 2019년 12월 이후 처음이자 스가 총리 취임 이후 최초의 단독 회담이 될 예정이며, 한미일 정상회담이 성사할 경우엔 2017년 9월 이후 3년 9개월여 만이다. 
 

지난 2019년 6월 일본 오사카에서 G20 정상회의에서 서로 지나치는 문재인 대통령(오른쪽)과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사진=AP·연합뉴스]

 
G7 회의 주제는 바이든 예고대로...중국 일대일로 맞선 '민주주의 경제권 구상'

한편, 같은 날 마이니치신문은 앞서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제안했던 대로 오는 11~13일 G7+4 정상회의는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에 대응책을 모색하는 논의가 주를 이룰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대일로 사업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핵심적인 외교·경제 구상책이다. 유럽을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등 세계 각국에 대규모 차관과 금융 지원책을 내세워 인프라 개발 사업을 공동으로 진행하고 공격적으로 중국의 경제권과 대외 영향력도 넓히려는 전략이다.

다만, 미국 행정부는 중국 당국이 '전랑 외교'(늑대외교·중국의 이익을 관철하기 위한 공격적인 외교) 방침에 따라 이를 평화적인 경제 개발 사업인 것처럼 가장한 후 해외 주요 군사 거점을 확보하고 해외 경제를 수탈하려는 목적이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바이든 행정부 국무부는 이번 G7회의에서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에 대응하는 민주주의 국가들의 공동 경제권을 구상하고 코로나19 백신 공유와 공동 인프라 투자 사업 방안 등을 논의해야 한다고 제안한 상태다.

이날 신문은 복수의 미·일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의장국인 영국이 해당 문제를 의제로 올리는 것을 타진했다면서, 일본과 독일, 프랑스 정부 등이 해당 문제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따라서 13일 폐막과 함께 채택하는 공동 성명문은 실무 협의를 거쳐 개발 도상국을 상대로 한 구체적인 금융 지원책을 제공하는 방안 등의 관련 내용을 명시할 것으로 예상했다.

순번에 따라 의장국을 맡은 영국 정부는 이번 회의에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캐나다 등 기존 7개 회원국뿐 아니라 △대한민국 △호주 △인도 △유럽연합(EU) 정상도 초청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 사진은 바이든 대통령이 2015년 당시 부통령에 재임 중일 때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한 시 주석.[사진=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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