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간 새내기주의 시초가 대비 수익률이 기대를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가 활황을 이어가면서 기업공개(IPO)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이 과열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주가상승을 노려 초반에 매수에 나선 개인 투자자들은 고평가된 주식을 매수한 반면, 청약물량을 배정받은 외국인과 기관은 높은 가격에 주식을 매도해 차익을 거두면서 개인 투자자들은 ‘호구’에 불과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7일 리서치알음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6월 1일부터 올해 5월 말까지 신규 상장된 코스닥 기업 77개의 시초가 대비 기준 수익률은 평균 -6.8%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 수익률인 33.3%를 크게 밑돈 수치다.
최성환 리서치알음 연구원은 “강세장에서 새내기 주식이 완벽히 소외된 이유는 고평가”라고 지적했다. 이는 시초가를 적용한 시가총액을 영업이익으로 나눈 값(POR)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리서치알음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상장한 코스닥 주식 중 1분기 실적을 발표한 63개 기업의 상장 당일 시초가 기준 시가총액을 1분기 영업이익으로 나눈 배수는 약 228배로 나타났다. 반면 기존 상장돼 있는 코스닥기업(1311개)의 1분기 말 기준 시가총액을 1분기 영업이익으로 나눈 배수는 93배 수준으로, 신규상장 주식 대비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성환 연구원은 “시초가는 공모가의 2배가 상한가이므로 실제로 ‘따상’ 가격을 고려했다면 이보다 더 높은 배수를 보여줬을 것”이라며 “투자은행(IB)이나 기관, 외국인이 평가한 기업가치 이상의 가격에서 따상에 현혹된 개인들끼리 폭탄 돌리기를 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신규로 상장한 새내기주 대부분은 거래 초반 외국인과 기관들이 대거 이탈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대로 개인들은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 연구원은 “개인투자자는 ‘ATM기’ 역할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실제 77개 코스닥 신규 상장 주식의 첫 거래일 매매현황을 보면 한 종목을 제외하고 76개 종목 기관과 외국인들은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배정물량 비중이 높은 기관이 집중적으로 매도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으로 지난 1년간 누적수익률 -53.9%로 가장 크게 주가가 하락한 나노씨엠에스의 경우 상장 첫날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170억8600만원, 2억4400만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한 반면 개인은 197억6000만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주가를 띄우는 재주는 개인들이 부리고 돈은 외국인과 기관들이 챙긴 셈이다.
이는 개인들의 청약 물량이 현저하게 적은 대신 외국인과 기관의 배정물량 비중이 높은 게 이유다. 여기에 외국인 투자자들은 일정기간 매도하지 못하게 하는 의무보유확약이 걸려 있지 않다. 실제 지난해 ‘따상상’을 기록한 SK바이오팜의 경우 외국인은 전체 공모주의 31%를 수령했지만 의무보유확약 비율은 0%였다. 상장 후 주가가 급등하면 즉각 매도해 차익을 거둘수 있어 개인만 희생양이 된다는 거다.
최성환 연구원은 “종목별 수익률 편차가 심해지며 이른바 ‘대박’ 종목을 보유하지 못한 투자자들의 상실감이 큰 시기”라며 “따상과 같이 실적이 증명하지 못하는 허상 대신 성장성이 기대되는 종목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