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금융그룹이 처분하기로 약속한 대부 자산 상당액을 최윤 회장 일가의 가족 회사에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최 회장 가족 회사인 예스자산대부는 자본금 1억2500만원으로 설립됐지만, 이를 토대로 설립 후 7년 만에 2400억원의 이익잉여금을 쌓은 것으로 드러났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 회장이 2013년 11월 설립한 채권추심 대부업체인 예스자산대부는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OK저축은행 계열사인 러시앤캐시(법인명 아프로파이낸셜대부), 원캐싱, 미즈사랑 등 대부업체로부터 총 1조9091억원 규모의 대부채권을 2893억원에 사들였다.
자본금이 1억2500만원에 불과한 예스자산대부는 이렇게 매입한 채권을 추심해 막대한 돈을 벌어들였다. 이 회사가 지난해까지 7년간 거둔 이익잉여금은 2387억원에 달한다. 별도의 대출 영업 없이 외부매입채권회수이익으로 사실상 모든 영업수익을 올리며 쌓은 돈이다. 이는 자본금이 694억원인 OK저축은행 이익잉여금(4555억원)의 절반 이상에 달하는 규모다.
예스자산대부는 최 회장(20%)과 더불어 그의 일가족이 총 74% 지분을 보유한 가족 회사로, 2013년 11월 설립됐다. 러시앤캐시가 부실 저축은행(예주·예나래)을 인수하기 위한 목적으로 세웠다. 2013년 9월 금융위원회는 대부잔액 점진적 축소 등을 약정한 대부업체에 한해 저축은행 인수를 최종 허용했다. 이후 2014년 7월 러시앤캐시의 예주·예나래저축은행 인수를 인가하며 OK저축은행이 출범할 수 있었다.
하지만 OK금융이 대부 자산 상당액을 가족 회사로 넘기면서 '꼼수'를 부렸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기존 대부채권으로 최 회장 일가의 '배'만 불렸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대부업체의 저축은행 인수를 허용하면서 저축은행 채권을 계열 대부업체로 매각하는 것을 금지했을 뿐 대부 계열사 간 채권 거래는 별도로 규제하지 않았다.
철수하기로 한 대부 자산을 최 회장 가족 회사에 넘기는 과정에서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부당지원 행위 등의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재벌개혁운동본부장인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경제학과 교수는 "예스자산대부가 이익잉여금을 늘리는 과정을 보면 사익편취를 위한 일감 몰아주기의 전형적 행태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다만 박 교수는 "공정거래법상 일감 몰아주기는 자산 5조원 이상의 공시집단이 대상이어서 예스자산대부는 해당 조항을 적용받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부당지원 행위로 볼 여지는 충분하다"는 것이 박 교수의 분석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예스자산대부 관련 질의에 "(자본금, 이익잉여금 등) 숫자를 보면 정상적이지는 않다"며 "대부자산을 예스자산대부로 넘기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는지 들여다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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