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최소한 입주민 과반의 동의가 있어야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로 꼽힌다. 공공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이나 도심공공복합개발에 긍정적인 여론을 형성하고 반대 측을 설득해야 할 입주민들은 뜬구름 잡는다는 비판에 직면한 상태다.
이어 그는 "반대 측, 특히 지난 2월 이후 매수해 현금청산 대상인 주민들은 우리더러 갈등을 조장한다고 몰아세우고 있다"며 "추진할 법도 없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사업을 추진한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는 정부가 2·4대책에서 새롭게 추진키로 한 공공참여형 정비사업(공공주도·도심공공복합개발·도시재생혁신지구)의 근거 법안이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못해서 발생한 문제다.
당초 정부 계획대로라면 지난 3월경 새로운 사업에 대한 근거 법안이 만들어졌어야 했다. 정부는 이달부터 공공참여형 정비사업 지구 지정까지 시작하겠다고 약속했었다.
하지만 야당이 공공참여형 정비사업의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관련법 개정·제정안은 국회 상임위원회 문턱도 넘지 못한 상태다.
국회 본회의에서는 거대 여당인 민주당이 표결로 법안을 처리할 수 있지만, 상임위원회에서는 여야가 합의해야 법안을 본회의로 넘길 수 있다.
주요 문제는 공공참여형 정비사업에서 핵심을 담당해야 할 LH가 어떻게 개편될지 모르는 상황과 더불어 근본적으로 공공이 정비사업에 참여해야 하는 당위성이다.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은 "규제 완화만으로 정비사업이 활성화될 수 있는 곳을 공공주도로 할 필요성과 타당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오는 8월까지 마련하겠다고 밝힌 LH 혁신안도 문제다. 조직 인원을 2000명가량 감축하고, 2개 또는 3개의 회사로 나누는 등의 대수술과 동시에 공급대책을 차질없이 수행할 가능성이 낮아서다.
실제로 앞서 처음으로 공개된 LH 혁신안 초안에 대해 LH 노사 모두 반대하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공공참여형 정비사업을 골자로 한 2·4부동산대책의 차질이 불가피하다.
이로써 정부가 민간 정비사업 대비 최대 30% 포인트 높은 수익성을 당근책으로 제시했던 약속에 대해서도 불신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공공도심복합개발을 고려했던 서울 강서권의 한 아파트 단지 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 관계자도 "정부 말을 믿고 주민 동의서를 접수했다가, 나중에 달라지면 그 비난을 어떻게 감수하겠냐"며 "입주민 갈등 때문에 민간 재건축을 추진할 동력조차 남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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