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일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대표들과 오찬 간담회를 개최하고 다음 날 김부겸 국무총리가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 등 경제 5단체 대표와 회동하는 등 정부와 경제계의 만남이 잇따르는 모습이다.
특히 두 자리에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 문제가 제기됐다. 이들 5개 경제단체는 지난 4월 말 청와대에 이 부회장 사면건의서를 공동으로 제출하며 사면 여론을 수면 위로 올린 바 있다.
이들 기업들이 미국에 총 44조원 규모 투자를 약속한 한·미 정상회담의 후속 조치를 재차 독려하는 동시에 경제활성화, 일자리 창출 등을 모색해 임기 말 국정동력을 확보하고 추락한 지지율을 끌어올리겠다는 포석이 다각도로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문 장관과 이 실장은 이날 참석자들에게 한·미 정상회담 경제 분야 성과 등 재계의 노력 및 기여에 감사의 뜻을 전달했다.
또한 최근 업계 현안과 애로 사항, 2030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 방안 등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
산업부는 이날 회동과 관련해 “문 장관 취임 이후 추진 중인 경제계와의 소통 행보 일환으로서 5대 그룹 사장단과는 처음으로 만남의 자리를 가진 것”이라며 “향후에도 주요 산업 현안에 대한 경제계 의견을 경청하고 함께 논의하기 위한 소통 행보를 꾸준히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 총리는 취임 후 처음으로 경제단체장들과 만난 자리로, 재계에선 SK그룹 회장인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과 손 회장, 구자열 한국무역협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협회 회장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손 회장은 “세계 반도체 시장의 동태를 볼 때 우리나라가 지금까지 지켜왔던 우위가 깨질 가능성도 있다. 이 부회장이 하루 빨리 현장에 복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의 배려를 다시 한 번 청원드린다”고 호소했다.
전날 문 대통령에게 경제 5단체가 이 부회장 사면을 건의한 것을 환기시켰던 최 회장은 정부와 재계의 ‘상생’을 강조하는 취지의 발언을 이어갔다.
최 회장은 “코로나19로 시장, 기술의 판도 자체가 상당히 크게 바뀌고 있다”면서 “코로나19로 상처입은 국민에게 위로와 희망을 주고 경제를 회복시킬 방법을 논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김 총리는 “대통령께 경제계의 건의를 전달하겠다”고 말했다고 총리실이 전했다.
손 회장은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격화하는 글로벌 반도체 경쟁을 거듭 설명하면서 “다급한 심정을 전달했다”고 했다. 전날 문 대통령이 이 부회장 사면과 관련해 ‘공감하는 국민이 많다’는 언급을 한 데 대해 “고무적으로 생각한다. 대통령께서 많이 걱정해주시는 것 같아 감사하다”고 언급했다.
임기 말에 접어든 문 대통령은 올해부터 기업과의 소통에 신경을 쓰고 있다. 기업과의 소통은 문 대통령이 지난 3월 31일 취임 처음으로 상공의날 기념식장에 참석한 이후 본격화됐다.
지난 4월에도 이 실장은 문 대통령의 지시로 대한상의 등 경제 5단체를 잇따라 방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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