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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주경제 DB]
8일 가상화폐 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세금 체납 관련 ‘가상화폐 압류’ 규모는 큰 폭으로 늘었다. 시장에선 전년 동기보다 적어도 3배 이상 규모가 커졌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국세청, 관세청은 물론 서울시, 전주시 등 여러 지자체들도 앞다퉈 가상화폐 압류에 나서고 있다.
문제는 이처럼 규모가 급격히 커진 데 비해, ‘압류 과정’은 아직도 지나치게 허술하다는 점이다. 행정단체가 거래소에 체납자 정보를 제공한 뒤, 후속 조치에선 한 발짝 빼는 방식이 공공연하게 활용되고 있다. 예컨대 체납자 정보를 거래소에 주고 그 뒤 압류, 현금화부터 체납 과정까지 다 떠맡기는 식이다. 이에 일부 거래소의 경우, 해당 업무를 전담하는 직원까지 따로 고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요즘처럼 가상화폐 가격 변동성이 큰 상황에는 엄청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가상화폐 현금화 시점을 체납자가 직접 결정하지 못하는 건데, 이는 자산가치에서 큰 차이를 촉발할 수 있는 요인이다. 일례로 가상화폐 대장주인 ‘비트코인’은 지난 한 달 간 가격이 37.2%나 급락했다. 하루 최대 변동폭 역시 30~40%에 달했다. 이 경우, 1000만원짜리 가상화폐를 700만원에 팔아도 체납자는 취할 수 있는 조치가 없다. 이후 700만원에 대한 자산가치만 인정받게 된다. 실제 납부 여력이 없는 체납자의 경우, 체감 피해 폭이 더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엄밀히 말하면 거래소는 투자자 자산을 보호해 줘야 하는 입장인데, 이와는 반대되는 행위를 실행하고 있는 셈”이라며 “이는 투자자의 신뢰와도 직결될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이에 업계에선 관련 방침이 신속히 마련돼 정상화가 이뤄져야 한단 주장이 나온다. 현 상황에선 압류 관련 분쟁이 발생할 여지가 큰데, 정확한 체계 마련을 통해 이를 최소화할 필요가 있단 지적이다. 향후 시장규모가 더 커지면 그만큼 부담도 불어날 수밖에 없다. 최근 금융위원회가 가상화폐 주무부처로 지정된 만큼, 시기적으로도 적합하단 의견이다.
실제로 최근 업계와 관련부처 간의 지침 마련에 대한 논의가 시작된 걸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관련법 제정을 비롯해 압류 과정의 전반적인 개선점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국세청 관계자는 "거래소와 문서를 통해 압류와 현금화 시기 및 전반적인 부분들을 조율해나가고 있다"며 “(이 같은 논란이 일어난 건) 최근 관련 업무량이 크게 늘어난 데서 비롯된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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