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부동산 업계에서는 탈서울 학습효과가 수도권 집값 급등에 한몫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같은 값으로 서울의 낡은 집을 사거나 전세에 사느니 수도권의 좋은 새집에 살겠다는 생각으로 탈서울 현상이 강해졌다"며 "특히 작년 부동산 대란 때 수도권으로 온 사람들의 집값이 크게 오르면서 이에 대한 학습효과가 생겼다. 탈서울 행렬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또한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등 교통호재가 수도권 집값 상승세에 기름을 부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서울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메리트, 3기 신도시 개발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집값은 더욱 급등하는 모양새다.
실제로 GTX-C 노선에 추가될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진 경기 안양시 동안구 지하철 4호선 인덕원역과 의왕시 지하철 1호선 의왕역을 비롯, GTX-A에 추가된다고 알려진 경기 고양시 창릉신도시 창릉역 인근 집값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수도권은 교통망과 3기 신도시 변화 기대감으로 인해 집값이 크게 오르고 있다"며 "서울 집값은 학군 일자리 중심으로 움직이지만, 수도권은 주변 자족 기능과 일자리가 한정적이기 때문에 서울로 출퇴근을 할 수 있는 교통망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 주택 시장에서 수도권의 집값 상승은 예견된 결과라는 관측이 나온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3기 신도시 사전예약이 본격화하는 등 서울에서 경기도로 이전하려는 수요는 계속 발생될 수밖에 없다"며 "집값 상승 피로감이 누적되고 하반기 수요자들의 관심이 3기 신도시 등 분양시장으로 이전할 확률이 높아지면서 지난해 동기보다 거래량은 다소 감소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기수요가 많은 지역의 '똘똘한 한 채' 구입 움직임이나 중저가 지역의 실수요자 유입 위주의 시장 트렌드가 이어질 전망"이라면서 "당분간 중저가 지역이나 교통망 확충지, 3기 신도시 위주의 거래 흐름이 지속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7월부터 무주택 실수요자들 대출 규제를 완화키로 한 데 따라 수도권 집값 상승장도 계속된다는 예상이 나온다. 주담대는 9억원 이하 주택에 최대 4억원 한도인 만큼 서울보다는 경기권에서 내 집 마련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해석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대출 제도도 결국 수도권 중저가·중소형 수요를 확대한다"며 "서울 아파트 평균가가 약 11억2000만원이라 대출로 집을 사긴 쉽지 않다. 수도권은 6억9000만원정도이기 때문에 결국 30대들은 수도권으로 관심을 가지고 탈서울 내 집 마련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수도권 집값 급등세는 통계로 확인된다. KB주택시계열에 따르면 올들어 5월까지 경기 아파트값 상승률은 12.43%로, 서울(6.66%)의 두 배 가까이 올랐다. 인천도 10.86%로 서울의 상승 폭을 앞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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