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는 등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빚을 내 투자하는 ‘빚투’도 다시 증가세다. NH투자증권은 지난 1월에 이어 신용융자 대출을 일시 중단한 상태다. 최근 주가가 고점이라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주가가 하락할 경우 추가급락 트리거(방아쇠)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요구된다.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4일 기준 신용융자 잔고는 23조4519억원으로 지난 4월 28일(23조4509억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또 예탁증권 담보융자 잔액은 18조7401억원으로 지난달 4일(18조7733억원)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수가 상승세를 나타내면서 투자자들이 레버리지(지렛대)를 위해 융자를 이용, 주식을 추가매수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문제는 지수가 고점을 돌파한 만큼 상승세가 꺾일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는 점이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의 금리상승과 고용지표,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관련 이슈 등으로 변동성이 커진 상태”라면서 “주가수익비율(PER)이 더 늘어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즉 시장 전반적인 상승세가 지속되기보다 종목장세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거다.
문제는 주가가 급락할 경우 담보로 잡은 주식의 반대매매가 이뤄져 주가의 추가하락으로 이어진다. 일종의 연쇄반응이다. 주가가 떨어져 담보비율이 낮아질 경우 증권사에서는 추가로 주식을 매수해 비율을 맞출 것을 요구한다. 하지만 투자자가 자금이 부족할 경우 증권사는 자산을 회수하기 위해 임의로 주식을 매도한다. 이는 주가하락 → 증권사 매도 → 주가 추가하락 순으로 이어져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빚투가 늘면서 증권사들의 신용거래융자 중단도 다시 시작되고 있다. 신용공여한도가 소진된 것으로 풀이된다. NH투자증권은 지난 1월에 이어 이달 8일부터 신용거래융자 신규대출을 중단했다. 최근 신용융자가 재차 늘고 있는 만큼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질 경우 다른 대형사들도 신용융자 대출을 중지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는 현재 시가총액 대비 신용비중이 크지 않아 큰 문제는 없다는 분석이다. 다만 특히 주가 급등락 가능성이 높은 코스닥종목 중 신용비중이 높은 종목은 투자 시 주의가 필요하다. 8일 기준 신용비중이 10%를 넘는 기업은 22개사에 달한다. 기업별로는 선광이 13%로 가장 높으며 아이텍, 토박스코리아, 지니틱스, 대주산업도 11%가 넘는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신용비중이 높은 종목은 투자 시 주의가 필요하다”면서 “당분간 시장이 변동성 장세가 예상되고 있어 레버리지 투자는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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