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맥도날드 매장이 상징색인 빨간색을 벗고 보라색을 입었다. ‘The BTS(방탄소년단) 세트’ 출시를 기념하기 위해서다. 매장 전체 외벽은 보라색으로 씌워졌다. 공격적인 BTS 마케팅으로 여름 성수기 공략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맥도날드는 서울청담DT점, 고양삼송DT점, 부산황령DT점 외관을 보라색으로 꾸몄다.
보라색은 BTS를 상징하는 색으로 유명하다. BTS 멤버 뷔가 팬미팅에서 직접 만든 신조어 ‘보라해’에서 비롯됐다. 무지개의 마지막 색인 보라색처럼 아미(팬클럽)들과 ‘끝까지 함께 사랑하자’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보라해를 영어로 번역한 ‘아이 퍼플 유(I Purple You)’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맥도날드는 보라색 매장 외벽 랩핑 외에도 전국 매장 내부 곳곳을 보라색 풍선과 파티용품으로 장식했다. 더 BTS 세트 패키지에도 보라색이 담겼다. 세트 내 맥너겟 박스와 음료 컵에는 보라해라는 한글 문구까지 삽입됐다.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상에서도 보랏빛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맥도날드의 상징인 황금 아치가 있는 공식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프로필은 보라색으로 바탕이 바뀌었다. 그 옆에는 보라색 하트 이모티콘이 자리를 잡았다.
◆ 더 BTS 세트, 한글 담아 전세계로
더 BTS 세트는 맥도날드의 ‘셀레브리티 시그니처 메뉴’ 프로그램 일환으로 탄생했다.
셀레브리티 시그니처 메뉴는 특정 유명인의 취향과 입맛을 반영한 메뉴 조합을 세트로 구성한 것이다. 트래비스 스콧, 제이 발빈 등과 손잡고 미국 내 세트메뉴를 출시한 바 있다.
BTS와의 협업은 어느 특정 국가에 국한된 것이 아닌 전 세계 50개 마켓에서 판매된다. 이는 맥도날드 셀레브리티 시그니처 메뉴 프로그램 역사상 최초다.
더 BTS 세트에 포함된 ‘스위트 칠리’, ‘케이준’ 소스는 맥도날드가 국내 고객들의 입맛을 분석해 개발한 제품이다. 매콤달콤하고 알싸한 맛이 특징이다. 소스 패키지에는 영문 소스명과 한글이 함께 인쇄됐다. 한국의 맛은 물론 한글 역시 전 세계에 알리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게 맥도날드 측의 설명이다.
더 BTS 세트 판매 기간 동안에는 국내를 포함한 해외 맥도날드 매장 크루들의 유니폼 왼쪽 가슴 부위에는 BTS와 맥도날드의 로고, 한글 자음 ‘ㅂㅌㅅㄴㄷ’과 ‘ㅁㄷㄴㄷ'가 적혀있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 BTS 효과, 맥너겟 판매량 283% 급증
더 BTS 세트는 맥너겟 10조각, 후렌치 후라이(M), 음료(M), 스위트 칠리 및 케이준 소스로 구성됐다.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3일까지 맥너겟 국내 일평균 판매량이 더 BTS 세트 출시 전 4주간 일평균보다 283% 급증했다.
버거가 주를 이루던 맥도날드에서 맥너겟 판매량 급증은 이례적이다. 더 BTS 세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는 반증이다.
디저트 메뉴 '오레오 맥플러리' 판매량은 같은 기간 45% 증가했다. 이 메뉴는 더 BTS 세트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방탄소년단 멤버 뷔가 과거 좋아한다고 언급한 제품이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더 BTS 세트를 구매한 고객의 인증샷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많이 올라오고 있다”며 “더 BTS 세트의 한글 SNS 언급량(버즈량)은 출시 전보다 일평균 17배나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 BTS 세트 전 세계 인기에 웃음 짓는 스타벅스·오뚜기
더 BTS 세트의 전 세계적 인기에 웃음 짓는 업체들도 있다. 국내 BTS 팬들 사이에서 스타벅스 텀블러를 BTS 세트 포장지로 커스텀 하는 게 유행하고 있다. 이른바 ‘보라해 텀블러’다. 콜라 종이컵을 오려 텀블러에 끼우면 된다. 맥너겟 포장상자를 활용, 아이폰 케이스로 만드는 팬들도 있다.
오뚜기는 더 BTS 세트에 포함되는 소스 덕을 보고 있다. 오뚜기는 지난달 27일부터 판매를 시작한 더 BTS 세트 메뉴에 제공되는 소스 2종을 제작·공급하고 있다. 오뚜기는 해당 소스를 태국, 대만, 홍콩 등 더 BTS 세트를 취급하는 아시아 지역에 수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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