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권익위원회 부동산 전수조사 결과 법령 위반 의혹이 있는 12명의 의원을 탈당권유·출당하기로 한 더불어민주당이 9일 포문을 국민의힘으로 돌렸다. 국민의힘 또한 권익위 조사를 받은 뒤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라는 공세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 재선 의원 출신인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에게선 조사를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이날 감사원에 조사를 의뢰할 예정이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제1야당 국민의힘 의원들도 전수조사를 받으라고 다시 한 번 요청드린다”며 “전 위원장은 야당 지적도 그렇고 본인 스스로 회피 신청해서 (민주당) 조사 과정에 전혀 관여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국민의힘 전당대회) 마지막 TV토론이 있을 텐데 당 대표가 되신다면 소속 의원들의 7년간 부동산 거래 내역 전수조사 할지 말지 입장을 밝혀줄 것을 민주당 대표로 공식 요청한다”고 했다.
윤호중 원내대표도 “저희 당이 어려운 결정을 했다. 야당도 저희와 같이 전수조사에 나서주셔야 한다”며 “이제 핑계대지 말고 더 이상 시간을 늦추지 말고 적극적으로 조사에 나서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이어 감사원 조사와 관련, “감사원법에 따르면 국회 소속 공무원은 감사원의 직무감찰 대상에서 제외된다”며 “법적으로 불가능하다. 이런 사실을 모르고 감사원의 조사를 받겠다고 했다면 무능, 알고도 한 거라면 국민 기만”이라고 했다.
윤 원내대표는 “권익위 조사에 대해 정치적인 이유를 들어서 이리저리 피하다가 감사원 카드를 꺼내들고 회피를 하려고 하는 것은 대단히 이중적이고 뻔뻔한 태도”라며 “최재형 감사원장은 야당 대선주자로 거론되고 있지 않나. 최 원장이 믿음직해서 감사원 조사를 얘기했다면 차라리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조사받겠다고 얘기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중 감사원 조사 의뢰를 할 예정이다. 감사원법상 불가능하다는 주장엔, ‘직무감찰’을 요구하는 게 아니라 조사를 의뢰하는 것이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감사원법 24조 ‘감찰 사항’에 따르면 ‘국회, 법원 및 헌법재판소에 소속한 공무원은 직무감찰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직무감찰이 아닌 전수조사 의뢰이기 때문에 문제가 안 된다는 주장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감사원 감사가 불가능하지 않다. 얼마든지 가능할 것 같다”면서 “여당만 합의하면 될 일인데 자꾸 발 빼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어 “자기들편에 유리하게 하려는 경향이 있다. 객관적으로 공신력 있는, 국민적 신뢰가 높은 데서 하자는 것 아니냐”고 했다. 이어 “우리가 직무감찰을 하자는 게 아니다. 조사해달라는 얘기를 드리는 것”이라고 했다.
전주혜 원내대변인은 “저희가 요청한 건 직무감찰이 아니다. 우리는 전수조사 의뢰를 하는 것이다. 그거는 달리 판단해야 한다”며 “권익위는 믿기 어렵다. 오늘 보도에도 누구는 왜 빠졌느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했다.
전 원내대변인은 “경찰이나 권익위 조사는 신뢰하기 어렵다. 민주당 셀프 조사이기에 우리는 공신력 있는 제3기관에서 떳떳하게 조사를 받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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