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욱 국방, 공군 女중사 사망 사건 사과...피해자 사망 18일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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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래 기자
입력 2021-06-09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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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엄정 처리"

서욱 국방부 장관이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 공군 여중사 사망사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욱 국방부 장관이 성추행을 당한 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공군 이모 중사 사건에 대해 9일 공식석상에서 첫 사과를 했다. 피해자 사망 18일 만이다.

서 장관은 이날 오전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 인사말을 통해 "공군 성추행 피해자 사망 사건으로 유족과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드리게 돼 매우 송구하다"며 "국방부 장관으로서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방부에서 본 사건을 이관하여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회유·은폐 정황과 2차 가해를 포함해 전 분야에 걸쳐 철저하게 수사해 엄정 처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서 장관은 이번 계기에 성폭력 예방제도, 장병 인권보호, 군 사법제도, 군 조직 문화 등 병영 전반에 대한 개선도 약속했다.

서 장관은 지난달 25일 이번 사건을 최초 보고 받았다. 그러나 서 장관은 이번 사건에 대해 안일한 조치로 비판을 받고 있다. 공군이 성폭력 피해자와 가해자 분리 등 이 중사를 보호하기 위한 프로그램 매뉴얼이 지켜지지 않아 결국 이 중사가 숨졌는데 '다시 공군에서 수사하라'는 지시만 내렸기 때문이다.

특히 서 장관은 사건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진 다음 날에도 공군 법무실장을 수장으로 군 검·경 합동수사팀을 꾸릴 것을 지시했다가 비판이 일자 국방부로 사건을 이관해 수사를 지시했다.

충남 서산 공군 제20전투비행단에 근무하던 이 중사는 지난 3월 2일 선임인 장모 중사 요구로 저녁 회식 자리에 불려 나갔다가 돌아오는 차 안에서 장 중사에게 강제 추행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중사는 다음날 부대에 피해 사실을 신고했다. 하지만 상관들이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장 중사와 합의를 종용했다. 해당 부대는 성범죄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하는 매뉴얼을 무시하고 이들을 즉각 분리하지 않았다.

그는 청원휴가를 내고 성폭력 상담관에게 '자살하고 싶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부대 전속 요청이 받아들여져 지난달 18일부터 경기 성남 공군 제15특수임무비행단으로 출근했다.

그러나 제15특수임무비행단에서도 피해자 보호 프로그램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게 유가족 측 주장이다. 오히려 이 중사에게 압박과 스트레스를 가하며 관심 병사로 취급했다는 것이다.

이 중사는 출근 사흘 만인 지난달 21일 남자친구와 혼인신고를 마친 뒤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 중사 휴대전화엔 '나의 몸이 더럽혀졌다', '모두 가해자 때문이다' 등 메모와 극단적인 선택을 한 순간을 담은 동영상이 촬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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