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열기가 뜨겁습니다. 이른바 로또 아파트들 때문인데요. 새로 지은 아파트인데 바로 옆 오래된 아파트보다 싸고, 청약 당첨만 되면 수억원을 벌 수 있으니 인기가 고공행진입니다.
그런데 이런 로또도 아무나 살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청약 가점이 높은들 현금이 없다면 사실상 그림의 떡입니다. 로또아파트, 어쩌다가 현금부자들만의 리그가 됐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로또아파트, 당첨만 되면 앉아서 수억원 번다
새 아파트들을 둔 경쟁이 치열한 것은 분양가 상한제 때문입니다. 분양가 상한제란 아파트 분양가가 폭등하는 것을 예방하고자 도입된 제도로, 분양가를 주변 시세 대비 저렴하게 책정하는 것입니다.정부 규제로 분양가가 시세보다 낮게 책정돼, 청약에 당첨만 되면 수천만원 혹은 수억원의 시세 차익을 얻기 때문에 이들 아파트는 이른바 ‘로또아파트’로 통합니다. 이러니 청약 경쟁률이 수백대 일에 달합니다. 단적인 예로 지난달 청약을 진행한 동탄역 디에트르 퍼스티지는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이 809.1대1에 달했습니다. 분양가 상한제가 지속되는 한 로또아파트는 계속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이달에는 역대급 로또라는 래미안 원베일리도 분양을 앞두고 있어 사람들의 관심이 특히나 높습니다.
역대급 로또, 계약금만 3억원
강남 반포동에서 분양하는 래미안 원베일리는 역대급 로또로 통합니다. 전용면적 74㎡에 당첨됐다고 가정하면 앉아서 15억원을 벌 수 있습니다. 해당 아파트의 분양가는 3.3㎡당 5653만원입니다. 전용 74㎡의 최고 분양가는 17억6000만원입니다. 그런데 인근 아파트가 3.3㎡당 1억1000만원까지 거래된 점에 비춰 래미안원베일리 전용 74㎡가 3.3㎡당 1억1000만원이라고 가정하면 금액은 33억원에 달합니다.그러나 벽이 높습니다. 현금이 없다면 당첨되더라도 낭패입니다. 입주자 모집공고를 보면 계약금(20%), 중도금(60%) 6회차, 잔금 20%로 구성됩니다. 계약금은 최소 1억8100만원~3억5200만원입니다. 과거에는 계약금이 분양금액의 10%인 경우가 많았지만 요즘은 계약금 20%가 일반화됐습니다. 일단 수억원의 현금이 없다면 계약금부터 막히는 것입니다.
중도금 대출 불가...잔금마련도 쉽지 않네
분양가가 9억원을 넘기면 중도금 대출이 나오지 않습니다. 전용 74㎡ A타입은 총 17억6000만원인데요. 이 중 계약금이 3억5200만원, 중도금 6회분 1억7600만원씩 총 10억5600만원입니다. 잔금은 3억5200만원입니다.잔금도 문제입니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 원베일리는 인근 지역 시세 80% 미만으로 분양가가 책정돼 전매제한기간 10년, 거주의무기간 3년을 적용 받습니다. 이로 인해 입주 시점에 전세를 놓고 잔금을 마련한 뒤 후에 실입주하는 방법은 불가능합니다. 또 15억원이 넘는 경우 주택담보대출도 금지되기 때문에 대출로도 잔금을 낼 수 없습니다.
일반분양 물량 중 면적이 가장 작은 전용 46㎡의 가장 저렴한 가격은 9억500만원입니다. 분양가가 9억원이 넘기 때문에 이 역시 중도금 대출이 안 나옵니다. 또 입주 시점에 시세가 15억원을 넘기면 해당 면적 역시 주담대가 불가합니다.
업계 관계자는 “입주 시점이 2023년인 점을 감안할 때 지금처럼 집값이 계속 오른다면 주택담보대출은 어렵지 않겠냐”면서 “정책이 바뀐다면 모를까 지금 같은 규제 아래에서는 잔금계획을 꼼꼼히 세워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5060 무주택자+현금부자, 두 박자는 갖춰야 당첨 안정권
원베일리는 전용 85㎡ 이하만 있어 100% 가점제로 입주자를 선정합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서울지역 당첨가점 커트라인 평균은 60점입니다.또 9억원이 넘으면 특별공급도 없습니다. 최저 분양가격이 9억500만원이기 때문에. 생애 최초나 다자녀 가구, 신혼부부, 노부모 부양자 등 특별공급 대상자에게는 기회가 없습니다. 지난 2019년 분양한 서울 서초구 잠원동 르엘신반포센트럴의 청약 당점 가점 커트라인은 69점이었습니다. 청약가점 69점은 만점 84점보다 15점 낮은 수치로 4인 가족이 채울 수 있는 최고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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