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평규 칼럼] ​중국,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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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평규 중국연달그룹 전 수석부회장
입력 2021-06-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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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에 '불장난 하지말라' 경고하는 中

  • 힘과 경제력 앞세운 中 대외정책에…우려 목소리

  • 大國다운 책임있는 태도, 주변국과의 우호관계 중요

조평규 중국 연달그룹 전 수석부회장. 

지난달 한·미 국가원수가 공동성명서를 발표하자 중국 외교부는 ‘대만을 언급한 것은 내정간섭’이라며 ‘불장난 하지 말라’ 경고하고 나섰다.

관변 학자를 동원해 중국의 핵심이익(대만 해협과 남중국해 등)에 대한 마지노선을 건드렸으며, 중국인의 기대가 실망과 분노로 바뀌지 않도록 하라고도 경고했다.

또, 한국기업들이 미국 반도체, 배터리, 자동차 등에 44조를 투자하고 특히, 반도체산업에 파트너십을 구축한 것에 대해서도, 서운함을 감추지 않았다.  ‘한국기업이 중국에도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며 보복을 암시하는 발언을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정부는 대만해협을 언급한 것은 ‘원칙적인 수준에서 언급한 것’일 뿐 의미 없는 말이라고 저자세로 중국을 달래고 있다.

우리 기업들의 이번 대규모 미국 투자는 중국 정부의 자업자득이다. 중국에 진출한 우리 현지 기업이 중국 전기차 회사에 배터리를 공급하려고 할 때, 중국 기업한테만 보조금을 주고, 수조원을 투자한 우리 현지 법인은 차별 대우하며 보조금을 주지 않아, 엄청난 손실을 입었다. 반면, 한국의 배터리 보조금은 한국에서 팔리는 중국산 전기차들이 싹쓸이하고 있어 중국 기업이 혜택을 독차지 하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은 자국에 투자하는 기업에게는 다양한 금융·세제·인프라 혜택을 제시한다. 외자 기업을 차별 대우하는 중국을 피해서 미국으로 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한·미는 오래된 동맹 관계인데다가 미국은 다양한 기술과 지식재산권을 가지고 있다. 미국 정부가 요청하는 경우 한국 기업에겐 선택의 여지가 많지 않다.

지난 몇 년간 중국이 한국 반도체 기술이나 기술자를 좋은 대우를 약속해 빼내어 갔다든지, 기술만 빼 먹고는 헌신짝처럼 버렸다는 것은 비밀도 아니다. 한국 드라마와 연예 프로그램이 중국에서 인기를 끌자, 드라마 제작의 필수 인력인 작가, 촬영기사, PD 등 전문가를 고액 연봉으로 유혹해 빼가거나, 연예 방송 플랫폼을 통째로 베껴놓고도 지적재산권 침해를 주장하면서 오히려 한국을 비난하기도 한다.

중국이 힘과 경제력을 내세워 한국을 억압하고 있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중국은 한·중 우호를 외치지만 겉과 속이 다른 행동을 보인 경우가 많았다.

역사적으로 중국이 압록강을 넘어 한국으로 침략한 경우 이득보다 손실이 많았다. 수(隋) 나라가 고구려를 침입해 벌인 수당전쟁에서 당시 을지문덕 장군에게 패한 것이 원인이 된 수 나라는 멸망했다. 청 나라는 조선말 조선의 지배권을 둘러싸고 일본과 벌인 청일전쟁에서 져서 굴욕적인 시모노세키(下關條約) 조약을 맺었다. 한국전쟁 때는 항미원조(抗美援朝)라는 명목으로 참전해 무수한 한국인과 중공군 수십만의 희생자를 냈다. 오랜 기간 동안 우리땅을 지속적으로 침략한 것에 대해 중국은 마땅히 사과해야함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사과는 들어보지 못했다.

중국은 미국과 같은 강자에게는 강하게 대하지 못하는 결정적 약점을 가진 나라다. 베트남에게도 그러하고 일본에게도 예외가 아니다. 우리가 독한 마음을 먹고 민족적인 자존심과 상무정신으로 무장하고 강하게 대응한다면 중국은 우리를 우습게 대하지 못할 것이다.

우리나라 정부가 중국에 대해서 제대로 된 대응을 못해 우리를 얕보고 그러는 게 가장 큰 문제다. 국가적인 자존심을 버린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3불정책', 우리의 기자가 중국 경비원에게 맞아서 코피가 흘러도 제대로 된 항의조차 못한 것을 기억한다.

우리가 중국에게 항의와 해명을 요구할 것은 차고도 넘친다. 중국내 배치된 핵무기와 미사일은 한국을 향하고 있고, 우리나라 건너편 중국 동해안에는 핵발전소가 무수히 건설되고 있으며, 중국 공장에서 배출된 공해는 우리나라로 날아온다. 이밖에 서해상의 불법조업, 홍콩문제, 중국내 인권문제 등 이슈가 발생해도 우리가 제대로 대응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중국몽과 중화민족 부흥이라는 민족주의에 바탕한 중국의 대국(大國) 의식은, 많은 국가들로부터 반감을 사고 있다. 중국은 현재 아세안 10개국 중에서 5개국과 해양주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중국은 내부적으로도 엄청난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중국내 소수민족의 분리독립과 종교의 세력화는 중국 심부의 암적 존재다. 세계 제조기지인 중국은 자원의 대외의존도가 높아 에너지의 확보는 중국의 존폐와 직접 연관돼 있다. 계획경제가 안고 있는 리스크, 도농간의 소득 양극화, 공산당이나 공무원의 부패와 불신 문제는 중국의 우환 중의 우환이다.

알리바바의 빅데이터의 수집과 활용에 신경질적으로 대응하는 것만 봐도, 중국 정부가 체제 안보에 얼마나 깊은 우려감을 갖고 있는지 명백하다. 중국에 ‘성난 젊은이들’이 출현할 경우, 중국 사회는 걷잡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를 수도 있다. 중국이 강대해지고 부유해질수록 우방은 적어지고 외교적 친화력은 약해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정치 및 사회 구조가 그러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대국답게 국제적인 책임을 다하고 주변국들과 우호적으로 잘 지내야 한다. 이웃나라는 안중에도 없는 듯한 ‘장난하지 말라’고 경고하는 오만함으로는 신뢰를 얻지 못할 뿐더러 스스로 자멸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중국 적절하고 온건한 변화를 모색하고, 받아들여질 수 있는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 돌발적인 행동이나 편협한 대외 전략을 버리고,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인류보편 가치에 대한 존중심을 가져야 한다. 국제사회에서 존경 받지 못하는 나라가 지속적으로 번성하지 못한다는 것은 역사적인 경험이다.

중국이 우리를 때리면 우리는 사전에 매뉴얼을 만들어, 즉각적으로 두 배 세 배로 갚아줘야 중국의 오만함을 막을 수 있다. 그러한 정신을 가지고 있으면 중국은 우리를 우습게 대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필자는 많은 중국인 친구들을 두고 있는 사람이다. 중국이 존경받는 나라가 되길 소망한다.

조평규 필자 주요 이력  △서강대 대학원 경영학 박사 △단국대 석좌교수 △재중국한국인회 수석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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