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 동안 사회 곳곳에는 비대면 서비스가 강조되며 ‘무인화’ 바람이 불었다. 점원이나 안내원 대신 무인단말기가 손님을 맞이하는 장소가 늘어났고 손님은 입 대신 손을 이용해 필요한 업무를 보는 것에 적응하기 시작했다.
구인·구직 아르바이트 전문 포털 ‘알바천국’이 알바생 814명에게 ‘알바 로봇’과 관련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50.7%가 코로나19 이후 키오스크, 무인단말기, 서빙 로봇 등이 더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고 체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이 접하는 키오스크 수도 증가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이마트 110개 점포에는 키오스크가 700여대 운영됐다. 롯데마트에는 59개 점포에 500여대의 무인계산대가 설치됐다. 홈플러스도 익스프레스를 포함해 92개 점포에서 무인계산대 400여대를 운영 중이다. 편의점에도 알바 대신 키오스크가 손님을 맞이했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최근 1년 사이 CU 무인점포가 122%가량 늘었다고 밝혔다. 지난 1월에는 입장부터 결제까지 모든 과정이 논스톱으로 이뤄지는 ‘테크 프렌들리 CU' 1호점을 내놓기도 했다. GS25는 지난달 페이즈커뮤와 편의점 업계 최초로 무인 주류자판기를 도입했다.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비대면으로 휴대폰 개통이 가능한 무인매장을 마련하면서 키오스크를 통해 휴대폰을 개통할 수 있는 세상도 열렸다. 지난해 10월 SK텔레콤은 홍대에 ‘T팩토리’라는 체험관 겸 무인 매장을 공개했다. 이어 KT와 LG유플러스도 키오스크로 관련 업무를 볼 수 있는 무인 매장을 선보였다. 금융계에도 무인화 바람이 불었다. 금융계에 따르면 국내 은행 점포(지점·출장소)는 2019년 6709개에서 2020년 6406개로, 작년에만 303개가 줄었다. 2015년 7281개에 비하면 875개가 감소했다. 그 자리에는 무인 ATM 키오스크가 대체됐다.
사실 키오스크는 코로나19 대유행 이전부터 주목받은 대체 자원이다. 2018년 최저임금이 전년 대비 16.3% 오른 데 이어 2019년에도 10.8% 오르며 고용이 부담스러워진 자영업자들은 키오스크를 찾았다. NH투자증권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키오스크 시장 규모는 2017년 65억원에서 2018년 100억원, 2019년 150억원으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경제가 악화하자 인건비를 줄이고 비대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키오스크가 날개 돋친 듯 뻗어 나간 것이다. 국내 키오스크 시장 규모는 2020년 220억원으로 역대 가장 큰 폭으로 성장했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들은 코로나19에 따른 셧다운 피해 비용과 인건비 비교를 통해 향후 리스크 차원에서 사람의 노동력을 최대한 줄이고자 할 것이다. 키오스크 등 기계로 사람을 대체하는 부분이 선택적으로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는 소외 계층에 대한 대책 마련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김범중 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키오스크 같은 IT기술 발전이 시대의 흐름이지만 항상 소외되는 집단이 있다. 기술 변화에 따른 제도적 변화나 혜택을 못 받는 소외계층을 위해 지원이나 대책을 만드는 게 국가나 공공기관의 역할이다. 비대면과 대면 서비스를 당분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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