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아주경제 이주엽 부국장입니다.
아주경제 오디오 클립에서는 매주 금요일마다 일상생활에서 알아두면 유용한 법령정보들을 법제처와 함께 알아보는 <누구나 법령>을 전해드리고 있습니다.
<누구나 법령>은 말 그대로 어려운 법령 내용을 전문가의 쉬운 설명으로 누구나 이해하기 쉽도록 전해드린다는 의미인데요.
오늘은 ‘아동학대’와 관련된 법령정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지난해 양부모의 지속적인 학대로 생후 16개월된 여아가 사망한 양천 아동학대 사망사건, 일명 ‘정인이 사건’은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는데요. 최근 1심 판결에 대해 양부모 모두가 항소했다고 합니다. 1심에서 양모는 무기징역을, 양부는 징역 5년형을 선고받았는데, 이들은 자신들에게 내려진 판결이 가혹하다고 생각했나 봅니다. 아무튼 어떤 판결이 내려질지 계속해서 지켜봐야할 것입니다.
그런데 아동학대는 비단 이 사건만이 아니었습니다. 최근 구미 여아 사망사건, 청주 여중생 투신사건, 울산 어린이집 물고문사건 등 심각한 아동학대 사건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면서 아동학대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와 경각심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죠.
아동학대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대책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전체 아동학대 사건 발생건수는 2015년부터 2019년 사이에 2배 이상 증가했고, 이러한 학대 행위자의 80% 이상은 부모라고 합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피해아동들이 가정에 고립되는 경우가 많아져 더 큰 피해가 우려되고 있는데, 주변의 관심이 더 절실한 시점이라 하겠습니다.
이 시간에는 아동학대가 의심되는 상황에서 학대가 맞는지, 신고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피해아동을 위해 어떤 대책이 마련돼 있는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법제처 법제정보담당관실 정승택 서기관 연결돼 있습니다.
이주엽 부국장 ▷ 서기관님, 안녕하십니까?
정승택 서기관 ▶ 네, 안녕하세요!
이주엽 부국장 ▷ 아동학대와 관련된 기사들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통계상으로 봐도 학대받는 아동의 수가 크게 늘고 있는데요, 법제처는 아동학대의 유형을 비롯해서 아동학대 발견 시 대처방법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대한 법령정보를 제공하고 있죠?
정승택 서기관 ▶ 그렇습니다. 법제처에서는 ‘생활법령정보 서비스’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사이트에서는 여러 법령에 복잡하게 얽혀 있는 생활주제별 법령내용을 종합적으로 정리하고, 알기 쉽게 해설해서 국민들에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말씀하신 <아동학대> 콘텐츠에서는 아동학대와 관련된 법령내용은 물론, 이미지로 된 카드나 100문100답 등의 형태로 법령정보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전문가가 아니어도 법령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주엽 부국장 ▷ 그렇군요, 이번 양천 아동학대 사망사건에서 보면 학대를 ‘방임’한 양부도 처벌을 받던데요. 법에서 정하고 있는 ‘아동학대’의 정확한 의미는 무엇인가요?
정승택 서기관 ▶ “아동학대”란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이 아동의 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 · 정신적 · 성적 폭력이나 가혹 행위를 하는 것은 물론 아동의 보호자가 아동을 유기하거나 방임하는 것을 말합니다.
즉, 아동을 대상으로 신체적 손상을 입히는 신체적 학대, 성희롱 등 성적 학대, 아동의 정신건강이나 발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서적 학대뿐만 아니라 보호자가 아동에게 필요한 의식주 · 의무교육 · 의료적 조치를 하지 않는 방임 행위도 모두 아동학대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주엽 부국장 ▷ 정서적 학대를 말씀해 주셨는데요, 어떤 경우가 정서적 학대에 해당하나요>
정승택 서기관 ▶ 정서적 학대는 아동에게 하는 언어적 모욕, 정서적 위협, 감금과 같은 가학적인 행위를 말하는데,
예를 들면, 원망적 · 적대적 또는 경멸적인 언어로 아동을 대하는 행위, 잠을 재우지 않는 행위, 형제와 비교하거나 차별하는 행위, 가족 내에서 왕따 시키는 행위, 아동을 시설에 보내버리겠다고 위협하거나 짐을 싸서 쫓아내는 행위 등을 정서적 학대로 볼 수 있습니다.
법원에서는 어린이집 교사가 한 아이에게만 과자나 색연필을 주지 않거나, 수업에 집중하지 않는 아동을 교실 밖으로 내보내고 혼자 밥을 먹게 한 행위가 정서적 학대에 해당한다고 인정한 사례가 있습니다.
최근 아동의 권리보호가 중요시되면서 정서적 학대를 폭넓게 인정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개별적인 사안에 따라 피해아동과 행위자의 관계, 성향, 행위의 정도, 행위가 발생한 경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학대 여부를 판단해야 합니다.
이주엽 부국장 ▷ 정서적 학대와 훈육의 범위를 잘 판단해야겠군요. 이런 아동학대가 의심되는 상황이라면 이를 신고해야 하는데, 아동학대 신고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죠?
정승택 서기관 ▶ 네, 누구든지 아동학대 범죄를 알게 되거나 아동학대가 의심되는 경우에는 112에 전화를 걸어 아동학대를 신고할 수 있습니다.
이주엽 부국장 ▷ 그런데 피해아동이나 학대를 하는 사람의 정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경우에도 신고가 가능한가요?
정승택 서기관 ▶ 그렇습니다. 아동이나 학대행위자, 즉 가해자의 정보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지 않더라도 신고는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능한 많은 정보를 제공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참고로, 아동학대를 신고할 때에는 신고자의 이름과 연락처, 아동의 이름 · 성별 · 나이 · 주소, 가해자로 의심되는 사람의 이름 · 성별 · 나이 · 주소, 아동이 위험에 처해있거나 학대를 받고 있다고 믿는 이유 등을 말씀해 주시면 되겠습니다.
이주엽 부국장 ▷ 아동학대 신고는 이를 인지한 사람이 누구든 경찰에 신고를 할 수 있다고 말씀해 주셨는데요, 그런데 학대를 알게 됐을 때 이를 의무적으로 신고해야하는 의무신고자가 있다고 하던데, 어떤 분들입니까?
정승택 서기관 ▶ 맞습니다. 「아동학대 처벌법」에서는 직무상 아동학대를 인지할 가능성이 높은 25개 직군을 신고의무자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아동복지시설,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 및 중학교 등 아동이나 청소년 관련 시설의 종사자, 의료기관 종사자, 아동복지전담공무원, 119구급대의 대원 등이 신고의무자에 해당합니다.
신고의무자는 직무를 수행하면서 아동학대를 알게 되거나 의심이 드는 경우 즉시 신고해야 합니다. 만약, 정당한 사유 없이 신고하지 않으면,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받게 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합니다.
이주엽 부국장 ▷ 의무신고자가 신고하지 않았을 경우에는 과태료를 부과받게 되는군요. 그런데 의무신고자임에도 불구하고 보복등이 두려워 신고를 꺼리는 경우가 있다고 하던데요, 신고자를 보호할 수 있는 규정이 마련돼 있습니까?
정승택 서기관 ▶ 네, 아동학대 신고자의 인적사항 등을 다른 사람에게 알려주거나 신고자에게 불이익 조치를 한 사람을 처벌할 수 있도록 「아동학대 처벌법」과 「특정범죄신고자 등 보호법」에서 강력하게 규정하고 있습니다.
만약, 경찰이나 담당공무원이 직무상 알게 된 비밀을 누설했을 때는 비밀엄수 위반죄에 따라 처벌을 받게 됩니다. 또 아동학대 신고자에게 부당한 인사조치나 감봉 등 직장 내 불이익 조치를 한 경우에는 ‘신고자에 대한 불이익조치 금지 위반죄’에 해당돼 처벌받게 됩니다.
이주엽 부국장 ▷ 그렇군요. 그런데 이런 문제도 있더라구요. 아동학대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게 학대가해자가 문을 열어주지 않거나 아이를 보여주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하던데요. 이런 경우 어떻게 되는 겁니까?
정승택 서기관 ▶ 네, 「아동학대 처벌법」에서는 아동학대 신고를 접수한 경찰이나 전담공무원은 학대 현장이나 피해아동 및 가해자가 있는 장소에 즉시 출동해서 관계인을 대상으로 조사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가해자가 문을 열어주지 않는 경우 강제로 출입문을 열고 들어가 피해아동을 보호해야 합니다.
만약, 경찰이나 전담공무원을 폭행하거나 협박하는 등 그 업무수행을 방해한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이주엽 부국장 ▷ 경찰을 완력으로 막거나 조사를 방해하면 강제로 문을 열고 들어갈 수 있는 거군요. 학대받는 아동을 구출해 낸 경우 피해아동은 어떤 절차에 따라 보고를 받게 됩니까?
정승택 서기관 ▶ 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나 공무원은 아동학대 행위에 대한 조사를 하게 되는데, 이 때 피해아동, 신고자, 목격자 등이 자유롭게 진술할 수 있도록 가해자로부터 분리된 곳에서 먼저 조사를 해야 합니다.
또 아동학대 현장을 발견하였거나 학대피해를 확인한 뒤 다시 학대행위가 발생할 위험이 크다고 판달될 경우에는 피해아동을 보호하기 위해 ① 학대 행위의 제지 ② 가해자로부터 피해아동 격리 ③ 피해아동의 의사를 존중하여 보호시설로 인도, ④ 긴급치료가 필요한 피해아동을 의료기관으로 인도하는 등의 응급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이주엽 부국장 ▷ 지속적인 피해가 우려될 경우 가해자와 피해아동을 바로 분리해야한다는 말씀인데, 문제는 친권자에 의한 아동학대가 분명한데도 부모가 아이를 데려가겠다고 하거나, 상황을 판단하기 힘든 어린이가 부모를 따라 집으로 가겠다고 한다면, 피해아동은 다시 집으로 돌려보내지게 되나요?
정승택 서기관 ▶ 아닙니다. 과거에도 아이의 의사에 따라 가해자에게 그냥 피해아동을 돌려보냈다가 아동학대가 재발하거나 더 악화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만약 응급조치에도 불구하고 부모에 의해 아동학대가 재발될 우려가 있는 경우 부모로부터 아동을 격리하여 보호하여야 합니다. 또, 재판 결과, 부모의 아동학대 혐의가 인정되고, 친권이 상실되면, 피해아동은 가해자가 있는 가정으로 복귀시키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가정 위탁이나 아동복지 시설에 입소하는 등의 후속 ‘보호조치’를 받게 됩니다.
이주엽 부국장 ▷ 피해아동은 아동복지시설이나 위탁 가정에게 머무르게 된다는 말씀인데요, 계속해서 이런 기관에 있게 됩니까?
정승택 서기관 ▶ 네, 아동 보호 전문기관과 관계 공무원은 아동학대가 종료된 이후에도 가정방문과 전화상담 등을 통해 아동학대의 재발 여부를 지속적으로 확인하게 되어 있습니다.
또, 아동의 안전과 재학대 방지, 건전한 가정 유지 등을 위해 피해아동 및 그 가족에게 상담 및 교육, 의료적 · 심리적 치료 등의 지원을 제공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주엽 부국장 ▷ 이번에는 아동학대범에 대한 처벌 규정을 알아보겠습니다. 정인이 사망사건의 양모도 사형을 구형했다가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 받았는데요, 가해자에 대한 처벌은 어느 정도나 됩니까?
정승택 서기관 ▶ 네, 아동학대에 따른 처벌에 대해서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규정하고 있습니다.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아동을 살해한 경우는 사형,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 아동을 사망에 이르게 한 때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그리고 아동의 생명을 위험하게 하거나 불구 또는 난치병에 이르게 한 때에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고 있습니다.
또, 아동을 상습적으로 학대하거나, 아동학대 신고의무자가 보호하는 아동을 학대하는 경우에는 그 죄의 형벌에 2분의 1까지 가중하여 처벌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아동학대 관련 범죄 전력자는 10년 동안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및 학교 등 아동 관련 기관을 운영하거나 아동 관련 기관에 취업할 수 없습니다.
이주엽 부국장 ▷ 그동안 아동학대에 관한 뉴스를 접하면서 안타깝고 궁금했던 점들이 많았는데요, 오늘 인터뷰를 통해서 많이 해소된 것 같습니다.
정 서기관님 오늘 인터뷰 감사합니다.
정승택 서기관 ▶ 감사합니다.
아주경제 오디오 클립에 보내드린 <누구나 법령>,
오늘은 아동학대의 유형과 아동학대 신고 및 처리절차, 그리고 아동학대 예방을 위한 노력 등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지금까지 도움 말씀에 법제처 법제정보담당관실 정승택 서기관이었습니다.
<누구나 법령>에서 방송된 내용은 아주경제 홈페이지에서도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저는 이주엽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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