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치에 30대 보수정당 대표가 나왔다. ‘꼰대’ 정당으로 불렸던 국민의힘에서 이준석 후보가 당 대표에 당선된 것으로, 한국 정치사에 새로운 획을 그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11일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이준석 신임 대표는 43.82%의 지지를 얻어 나경원 후보(37.14%), 주호영 후보(14.02%), 조경태 후보(2.81%), 홍문표 후보(2.22%)를 제치고 당 대표에 선출됐다. 당원투표(70%)와 여론조사(30%)를 합산한 결과다.
이 대표는 역대 최고 투표율(45.36%)에 40%가 넘는 지지를 얻어 리더십을 한층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당원 투표에서는 2위(37%), 여론조사에선 1위(59%)를 기록했다.
이 대표 선출은 그간 국민의힘을 외면했던 젊은 층의 지지에 힘입은 것이다. 앞서 지난 4·7 재·보궐선거에서 정치 효능감에 눈뜬 2030 세대가 그간 젊은 층을 대변해 온 이 후보에게 지지를 보냈고, 이에 정권교체 열망이 큰 기존 국민의힘 지지층이 ‘이준석 현상’에 가세했다는 평가다.
이 대표는 이날 수락연설에서 “우리의 지상과제는 대선에 승리하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저는 다양한 대선주자 및 그 지지자들과 공존할 수 있는 당을 만들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내가 지지하는 대선주자가 당의 후보가 되고, 문재인 정부를 꺾는 총사령관이 되기를 바라신다면 다른 주자를 낮추는 것으로 그것을 달성할 수는 없다”며 “상대가 낮게 가면 더 높게 가고, 상대가 높다면 더 높아지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우리의 경쟁원칙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번 선거 과정에서도 저에 대한 무수한 마타도어와 원색적인 비난, 가짜뉴스가 난무했다. 저는 누구에게도 그 책임을 묻지 않을 것이고, 누구도 저에게 개인적으로 미안함을 표시할 이유도 없다”며 “누구도 불이익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전전긍긍할 필요도 없다. 부정선거론을 믿었던 사람에게도, 터무니없는 이준석의 화교설을 믿었던 사람에게도, 인사는 공정할 것이고, 모든 사람은 우리의 새로운 역사에 초대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앞으로는 우리는 수권세력임을 보여줘야 한다. 젊은 사람들이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는 것에 대해서 관대해져야 하고, 내가 지지하지 않는 대선후보라고 해서 맹목적으로 욕부터 하고 시작하는 야만은 사라져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의 선출에 따라 지역구도에 의존했던 기존 국민의힘 대선 전략도 큰 폭으로 수정될 것으로 보인다. 보수정당이 영남의 인구적 우세에 의존한 선거 전략을 펴왔다면, 이 대표는 기존 지지층에 더해 2030 젊은 세대를 적극적으로 끌어안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서 추진했던 중도외연 확장 행보도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앞서 김 전 위원장의 정책적 방향을 이어나갈 것이라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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