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상업용 부동산 시장도 활기를 찾고 있다. 오피스 임차수요는 늘어나고 몸값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거래규모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1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더파니클역삼은 지난달 3.3㎡당 4010만원에 거래되며 국내 오피스 건물 역사상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빌딩의 연면적(1만4457.58㎡)을 고려하면 총 매입가는 1756억원 수준이다.
삼성물산의 서초사옥이 2018년 9월 3.3㎡당 3050만원에 팔리면서 최초의 3000만원 시대를 연 이후 3년여 만에 3.3㎡당 몸값이 1000만원 이상 올랐다.
지난달에는 대치동 메이플타워가 3.3㎡당 3700만원에, 역삼동 우신빌딩은 33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국내외 기관투자가의 뭉칫돈이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몰려들면서 강남뿐 아니라 서울 도심 오피스빌딩 가격도 치솟는 모습이다. 지난 4월 종로 삼일빌딩이 도심권역 역대 최고가인 3.3㎡당 3500만원대에 계약을 진행했다.
올해도 오피스빌딩의 몸값은 높아질 전망이다. 글로벌 부동산리서치회사인 RCA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은 글로벌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도시 3위에 올랐다. 2019년 6위에서 세 계단 상승했다.
임대 시장도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로 공유나 분산 오피스를 찾는 곳이 늘면서 오히려 오피스빌딩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언택트(비대면) 시대를 맞아 호황을 누린 전자상거래나 핀테크 등의 업종 기업들이 오피스빌딩을 구하는 경우도 많았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국내 대형 오피스 빌딩 평균 공실률은 4.04%에서 올해 1분기 9.40%로 올랐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코로나로 인한 타격이라기보다 여의도 파크원, 강남 센터필드 등 초대형 오피스 빌딩이 준공된 영향이 크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대형 임차인들이 입주하면서 공실은 빠르게 해소되는 모습이다.
1분기 서울 강남권역의 르네상스호텔 부지에 16만9200㎡ 규모의 오피스 센터필드를 신규 공급했는데 페이스북·아마존·크래프톤 등 국내외 대형 기업이 입주할 예정이다.
강남교보타워에는 당근마켓, 불가리 등이 새로 들어온다. 지난 1월 두산중공업이 이전하면서 대형 공실이 발생했으나 당근마켓과 불가리가 각각 9600㎡, 2391㎡의 계약을 체결하면서 일부 공실면적이 해소됐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국내 최고층 랜드마크인 잠실 롯데월드타워로 9월쯤 사옥을 이전할 계획이다. 배달의민족이 사용하는 공간은 롯데타워의 프리미엄 오피스로, 37층과 38층 2개층이다. 입주를 앞두고 현재 인테리어 공사 중이다.
층당 임대면적은 6980㎡ 규모로 보증금 25억~28억원에 월 임대료 2억5790만~2억8573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 속에 유동성이 안정적인 투자 자산인 오피스빌딩으로 몰리고 있다"며 "리테일, 호텔 등 다른 상업용 부동산에 비해 오피스빌딩은 자본력을 갖춘 우량 임차인이 대부분이어서 당분간 견고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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