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넷플릭스코리아의 운영법인인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는 지난해 4154억5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1858억5000만원 대비 2.2배 급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019년 22억3000만원에서 지난해 88억2000만원으로 치솟았다.
넷플릭스는 그동안 외국계 유한회사라는 이유로 재무제표가 공개되지 않다가 신외감법(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개정안) 시행으로 지난해부터 매출액 500억원 이상 유한회사가 외부감사 대상이 됐고 올해 처음으로 감사보고서가 공시됐다.
넷플릭스는 2015년 한국 시장에 진출한 후 가입자 수를 급격히 늘리며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올 2월에는 국내 월 이용자 수 1000만명을 돌파, 국내 토종 OTT 사업자의 모든 가입자를 모두 합친 수준까지 가입자 수를 늘리고 있다.
문제는 넷플릭스가 국내에서 막대한 수익을 창출하고도 지난해 국내에 낸 법인세는 고작 매출의 0.5%인 21억8000만원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한국에 내는 법인세 비용이 매출 대비 적은 데는 지난해 국내 매출의 77%인 3200여억원이 모회사인 네덜란드 법인으로 흘러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넷플릭스시스코리아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해 네덜란드 소재 모회사인 넷플릭스 인터내셔널 B.V.에 넷플릭스 그룹사 수수료 명목으로 3204억원을 지불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비용은 전년 1221억원 대비 2.6배 급증했다.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는 감사보고서에서 "당사는 서비스계약에 따라 넷플릭스 인터내셔널 B.V.를 대신하여 넷플릭스 서비스 엑세스의 재판매자로서 역할을 담당한다"고 밝히고 있다.
즉, 넷플릭스가 모회사인 네덜란드법인에서 이용권을 구입해 이것을 다시 국내 이용자들에게 재판매하는 수법을 쓰고 있는 것. 네덜란드는 대표적 조세회피처로 분류된다. 영국의 비영리단체 옥스팜은 2016년 네덜란드를 전 세계 조세회피처 상위 15개 국가에 포함시킨 바 있다.
업계에서는 국세청이 최근 넷플릭스코리아에 대한 세무조사를 진행한 후 추징금 약 800억원을 부과한 것도 ‘역외 탈세’ 혐의와 관련이 깊을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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