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경제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 정선영 박사는 14일 '빅블러(Big Blur) 가속화의 파급효과 : 자동차 산업을 중심으로' 보고서(BOK 이슈노트)를 통해 "산업 간 경계가 사라지는 빅블러 현상을 통해 자동차산업 혁신이 가속화되면서 향후 10년의 변화는 훨씬 역동적일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연구진은 기존 자동차시장이 이미 성숙단계에 진입해 성장 하락세를 보이는 반면 미래차시장은 기업들의 경쟁적 투자와 기술개발을 바탕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 박사는 "ICT기업들이 미래자동차 시장에 적극 뛰어들면서 기업들 간 시장 확대를 위한 협력과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촉진되고 전기차와 자율주행, 공유차 등 각 분야의 혁신이 상호작용해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분석했다.
국내 미래차산업 현황에 대해서도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전기차산업 경쟁력은 2020년 기준 중국, 독일, 미국, 일본에 이어 5위로 한국과 중국, 일본 등 3개국이 글로벌 배터리 시장을 선도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자율주행차 및 인프라 도입 수준 역시 주요 30개국 가운데 7위로 미국의 95% 수준으로 나타났다. 다만 공유차는 국내 법적 규제와 업계 반발 등으로 초단기 임대 서비스인 카셰어링 위주로만 성장하고 있는 추세다.
또 전기차 충전사업이나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시장 등 미래차 관련 신규 비즈니스가 등장하고 차량공유 플랫폼 기업이 사람과 사물 운송을 담당하는 등 물류산업 패러다임이 바뀔 수 있다는 시각이다. 이를 통해 장애인과 노약자 대상 이동지원 서비스, 실시간 자율주행 대중교통 서비스 등 새로운 형태의 여객수송 서비스가 등장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밖에 기존 도로와 교통시스템, 도시구조 등 인프라의 전면적인 변화도 점쳐졌다.
한은은 이같은 미래차산업 추세에 발맞춰 정책당국의 경쟁력 강화 지원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정 박사는 "미래차시창에 대한 적극적인 정책대응 여하에 따라 변화의 향방이 결정될 것"이라며 "기술과 산업간 융합을 통한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해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빅블러 생태계를 조성하고 변화에 대한 사회적 수용성을 조기에 확보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제도와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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