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직권남용 혐의 구성이 공수처 윤석열 수사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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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조 기자
입력 2021-06-1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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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권남용죄 구성 요건·판단 까다로워

  • 법무부 징계 때 빠진 혐의도 입증해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9일 오후 서울 남산예장공원 개장식에서 박수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수사 중인 가운데 해당 혐의 구성 요건 여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직권남용을 판단하기가 워낙 까다롭기 때문이다.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은 14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에 대한 감찰과 수사를 방해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로 추가 고발했다.

김한메 사세행 대표는 이날 오후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전 총장 직권남용 혐의를 총 5건 고발할 예정으로, 공수처가 한꺼번에 수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공수처는 앞서 사세행이 고발한 윤 전 총장 관련 옵티머스펀드 사기 부실수사 의혹(공제 7호)과 한명숙 전 국무총리 모해위증교사 수사 방해 의혹(공제 8호) 수사에 착수했다.

직권남용은 말 그대로 직무상 권한을 행사해 다른 사람에게 의무가 아닌 일을 하도록 만들거나 권리 행사를 방해하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권한과 일에 대한 범위가 법원 판결마다 다를 정도로 구분하기 어렵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최근 페이스북에 "직권남용죄로 일어선 윤 전 총장이 직권남용죄로 수사받다니 혐의 유무를 떠나 참 아이러니한 일"이라며 "형법상 직권남용죄는 제가 검사 시절 단 한 번도 적용해 보지 않은, 구성 요건이 아주 까다로운 범죄"라고 말했다.

실제 대법원은 지난달 안태근 전 검사장이 서지현 검사에게 인사 보복을 했다는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직권남용이 아닌 인사 재량권으로 본 것이다. 국정농단 주인공인 박근혜 전 대통령도 이 혐의에서는 자유로웠다.

특히 윤 전 총장 옵티머스펀드 사기 부실수사 의혹은 지난해 법무부 감찰 결과 별다른 혐의점이 나오지 않아,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윤 전 총장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할 때 사유로 넣지 못했다.

결국 공수처가 해당 혐의를 얼마나 명쾌하게 풀어나갈지에 달렸다. 공수처는 규칙에 따라 사건을 입건하고, 처리 결과를 고발인에 통지했다며 원론적인 입장을 내놓고 있다.

한편, 공수처 1호 수사 대상인 조희연 서울시교육감도 직권남용 혐의가 적용됐다. 이에 대해 조 교육감 측은 공수처 수사 권한 밖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조 교육감 변호인은 지난 2일 기자회견에서 "직권남용 혐의를 씌울 아무런 근거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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