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의 키워드는 단연 '공정'이다. 그는 지난 2019년 6월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공정의 가치는 지속가능한 성장의 토대이며 갑질과 불공정이 사라진 공정경제 생태계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상생 성장하고 일자리는 늘어나고 경제는 활기를 찾게 될 것”이라고 ‘공정’을 특히 강조했다. 이래서 태어난 조직이 바로 공정국인 셈이다.
출범후 두 번째 생일을 맞는 공정국의 활약은 역시 두드러졌으며 경기도민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공정국은 법적 사각지대인 대형유통점 입점사업자를 보호하는 입법을 견인하고 고액체납자 3만명 이상 조사, 연 3만% 이상의 고리를 매긴 불법사금융업자 검거 등 ‘불공정’을 바로잡기 위한 공정국의 끊임없는 노력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출범 2년을 맞는 공정국을 △공정경제 △조세정의 △특별사법경찰단 등 3개 부문으로 나눠 활약상을 주목해 본다.
도는 ‘경기도형 공정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경기도 공정경제위원회’를 구성하고 관련 과제를 발굴해왔다. 경기도형 공정경제란 공정한 경제생태계 조성 및 유통·하도급 공정거래 기반을 마련하고 가맹·대리점 불공정거래 등을 개선하고 감시하는 것을 말한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들이 피해를 보지 않게 하는 조치도 중요하다. 도는 지난 2019년부터 공정거래위원회에서 하던 가맹·대리점 분쟁조정과 가맹정보공개서 등록업무를 할 수 있게 되면서 도 공정거래지원센터를 신설하고 가맹·대리점 불공정거래 개선과 감시역량 강화에 집중했다.
따라서 도 공정거래지원센터는 지난 2년간 890여 건의 법률상담과 180여건의 분쟁조정을 진행했다.
도는 지난해 1월 BBQ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본부가 도내 점주를 대상으로 단체활동 방해 및 부당해지 등 불공정행위를 벌였다는 내용의 진정을 접수하자 직접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지난달 해당 가맹본부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15억3200만원 부과를 결정했다. 도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공정거래 분야 조사·처분권 등 공정거래 감독 권한을 확대하기 위해 중앙정부와 국회에 건의 중이다.
민생과 밀접한 유통·하도급 시장에서 공정거래 기반을 조성하는 노력도 지속했다. 도는 지난해 서울‧인천시와 함께 ‘배달앱 거래 관행 실태조사’를 통해 플랫폼사의 과도한 광고비 및 수수료 문제를 지적했다.
하도급 관련해서는 화학산업‧소프트웨어산업‧PB(유통사 자체 브랜드)상품제조 분야 실태조사에 이어 지난달 전라북도와 대체인증부품 활성화 업무협약 체결로 중소 자동차 부품업체의 경쟁력 제고를 도모했다. 대기업을 단순히 억누르기보다 중소기업과의 상생협력을 유도하기 위해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연구·개발(R&D) 사업’ 등도 추진했다. 지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도내 중소기업 10곳이 대․중견기업과 손을 잡고 기술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아울러 전국 최초로 소비자안전지킴이를 출범하고 소비자정보센터를 통해 각종 소비자 문제 발굴과 중재‧해결에 나섰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예식장 소비자분쟁이 심해지자 293건을 중재해 234건(중재 성립률 약 80%)이 합의에 이르렀다.
이밖에 마스크 매점매석 전자상거래업체 현장 조사를 통해 18건을 행정처분했다. 중고차 허위매물에 대해서도 사이트 광고를 차단하거나 빅데이터 전문기관의 협업으로 상시 점검을 실시해 소비자들의 주의를 환기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세금 체납은 공동체 질서를 해치는 대표적 불공정’이다. 민선 7기 운영철학 속에서 도는 징수 전담 부서인 ‘조세정의과’와 실태조사 역할을 맡은 ‘체납관리단’을 지난 2019년 3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이런 움직임에 따라 지난 5월까지 1조600억여원에 이르는 지방세 체납액 징수실적을 거뒀다.
특히 1000만원 이상 고액체납자의 경우 3만1700여명(올해 목표분 포함)을 조사, 4700억원 이상을 징수·정리했다. 이 과정에서 도는 생계형 체납자 2000여명을 발굴해 이 중 절반을 복지 서비스에 연계해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악성 체납자는 강력히 처벌하지만 생계형 체납자의 압박감은 덜고 새 희망을 부여해야 한다는 이재명 지사의 의지에 따른 조치다.
이러한 성과에는 도의 맞춤형 징수기법도 한몫했다. 도는 지난해 4~7월 전국 최초로 지방세 체납자의 ‘1인 미디어 창작자(크리에이터)’ 활동에 따른 숨겨진 수익을 조사해 체납액 1억7000만원을 적발하고 압류했다. 또 지난해 10월에는 전국 최초로 명품 시계 등 압류 동산을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으로 공개 매각했다. 이외 대포차 의심 차량을 전수조사해 230대를 공매하고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조합을 전수 조사해 120억여원의 금융자산을 압류했다.
특별사법경찰단도 ‘공정 경기도’의 핵심 중 하나다. 특사경의 조직 규모는 지난 2018년 전반기 1단 7팀 101명에서 현재 2단(민생특사경, 공정특사경) 21팀 198명으로 몸집을 불렸다. 수사직무 법률도 식품·환경 등 56개에서 산지관리법, 가축전염예방법 등이 추가돼 현재 108개로 늘어났다.
경기 특사경의 수사직무는 ‘사법경찰직무법’에서 규정하는 모든 법률을 다루고 있어 전국에서 가장 많은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 도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서 특사경은 불법 폐기물 처리 등 기획 수사를 총 86회 진행했고 일상 수사를 포함해 총 3230여건의 불법행위를 적발했다.
방지시설을 가동하지 않고 오염물질을 내뿜으면서 매년 수천만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업자, 전기 쇠꼬챙이로 살아있는 개를 도살한 업체, 분변이 묻은 식용란을 싸게 구입해 판매한 음식점 등이 모두 특사경에 덜미를 잡혔다. 특히 계곡을 더럽히고 부당하게 자릿세를 받는 업자를 끈질긴 설득과 단속을 통해 민선 7기 주요 정책인 청정계곡 만들기를 추진했다.
도민 생활 속 범죄에 대한 경기특사경의 선제적 수사로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9월에는 급전이 필요한 자영업자 등을 꾀어 연 이자율 최고 3만1000%에 달하는 불법사금융 범죄를 벌인 일당 70명을 적발했다. 이밖에 청약경쟁률 과열 아파트 부정청약·불법전매, 렌터카·자가용을 이용한 불법 유상 운송, 가짜 경유 제조, 청소년 유해물질(술·담배) 대리구매 등도 특사경 수사에 덜미를 잡혔다.
경기특사경은 전국 특사경 최초로 범죄통계를 공개해 도민 알권리를 보장하고 사건관계인의 인권보호와 수사절차의 적법성 확보를 위해 관련 지침을 제정했다. 디지털 증거 분석 능력을 확보하기 위한 ‘디지털 포렌식 센터’도 구축하는 등 새로운 과학수사기법을 도입했다. 이런 성과로 지난해 6월에는 대검찰청이 실시한 업무 유공 평가에서 전국 특사경 최초로 ‘최우수 기관’에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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