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이달 말로 예정됐던 미국 방문 계획을 잠정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1일 한·미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대미·대남기조를 공개하지 않고 있는 등 한반도 정세 불확실성이 커진 데 따른 결정으로 보인다.
15일 통일부에 따르면 향후 이 장관의 방미 계획을 이달 말로 잡고 준비를 해왔지만, 일정을 보류하기로 했다. 추후 방미 계획도 확실하지 않은 상황으로 전해진다.
정부는 남북 대화의 문이 열려있다는 점을 북한에 거듭 강조했지만, 북한은 한국의 제안에 침묵하고 있다. 이 장관의 방미 보류는 남북관계가 경색돼 있는 현 상황과 실무적으로 미국 측 인사들과 일정을 잡는 데 어려움이 있었던 점이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북·미관계도 정체 상태다. 미국은 지난달 초 새로운 대북정책에 관해 설명하겠다며 북한에 접촉을 요청했지만 '잘 접수했다'는 실무선의 반응만 받았다. 북한은 최근 진행된 대내외 행사에서도 코로나19 방역과 내부 결속만을 강조하는 등 한·미정상회담 성과에 대한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한편, 앞서 이 장관은 이달 말 방미를 위해 지난 4월부터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는 등 관련 준비를 진행해왔다. 방미 시에는 미국 행정부와 의회, 싱크탱크, 시민단체 등 각계각층을 만나 남북 교류협력과 대북제재 문제 등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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