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는 사이 영국과 인도의 상황이 서로 뒤바뀌어 눈길을 끈다.
15일 인디아투데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도는 이날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일시 폐쇄했던 세계적 문화유산 타지마할의 재개방을 결정했다. 인도 당국은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던 지난 4월 4일 타지마할의 일시 폐쇄를 결정한 바 있다.
인도 유적지 관리 기관인 인도고고학연구소(ASI)는 이날 오는 16일부터 타지마할 등 전국 주요 유적지의 문을 다시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기준 인도의 코로나19 하루평균 확진자 수가 6만471명으로 75일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줄어드는 등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된 여파다.
ASI 측은 "방문객이 유적지의 대리석을 만질 수 없게 하는 등 재개방과 함께 코로나19 방역 조치도 도입한다"고 설명했다.
인도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하루평균 확진자 수가 41만명에 달했다. 급격히 늘어난 확진자 수에 의료용 산소가 부족해 환자들이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고 사망하는 등 의료체계가 무너지며 인도는 '코로나19 백신 제조국'에서 '코로나19 생지옥'이라는 불명예를 얻었다.
특히 인도발(發) 변이 바이러스 '델타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네팔, 방글라데시 등 인도 주변국으로 퍼지면서 전 세계가 인도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한 제2차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공포에 떨었다. 이에 미국, 중국, 유럽 등은 코로나19 백신, 의료용 산소, 의료장비 등을 인도에 보내며 인도 코로나19 확산세 완화 지원에 적극적으로 동참했다.
그 결과 하루평균 40만명을 웃돌던 인도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10만명 아래로 떨어졌고, 수도 뉴델리 등 주요 도시에 내려졌던 봉쇄령도 단계적으로 풀리면서 유적지의 문도 다시 열게 됐다.
뉴델리 내 식당, 쇼핑몰, 상점 등의 영업은 전날부터 거의 정상화됐고, 실내 식사도 가능해졌다. 경제수도로 불리는 뭄바이도 극장, 대중교통 등 단계적 봉쇄 완화에 나서고 있다.
인도가 '코로나19 생지옥'에서 벗어나고 있지만, 영국과 미국은 델타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에 다시 긴장의 고삐를 죄고 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14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당초 오는 21일로 예정했던 규제 완화일을 오는 7월 19일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델타 바이러스가 빠른 속도로 확산하고 있다는 것을 규제 완화일 연기 배경으로 제시했다.
존슨 총리는 "조금 더 기다리는 게 현명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지금은 (델타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기에서 벗어나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조심함으로써 앞으로 4주 동안 수백만 명에게 코로나19 백신을 접종, 수천 명의 생명을 구할 기회를 얻게 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영국은 지난 3월부터 5주 간격으로 4단계에 걸쳐 봉쇄 조치 완화에 나섰고, 오는 21일부터 클럽 운영 등을 재개하는 등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체를 계획했었다. 하지만 지난 9일부터 델타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급격하게 늘어났고, 이에 봉쇄 완화일 연기를 결정했다.
영국의 하루평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 9일부터 6일 연속 7000명 이상을 기록했다. 지난 11일에는 8125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으며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현재 영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중 90% 이상이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인도발 변종인 델타 변이 바이러스는 지금까지 전 세계 74개국에 퍼진 것으로 확인됐다.
스콧 고틀리브 전 미국 식품의약국(FDA) 국장은 13일 CBS 대담(인터뷰)에서 현재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약 10%가량이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면서 "(감염사례가) 2주마다 2배로 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델타 바이러스는 점점 더 확산할 것이고, 주류 바이러스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미국 브라운대 공중보건학장인 아시시 자 박사 역시 “델타 (변이) 바이러스는 우리가 지금껏 보아온 것 중 가장 강력한 전염력을 가진 바이러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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