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자가격리를 5번 정도 했습니다. 산다는 것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살아있음은 무엇인가’에 대한 고찰이 이번 음악제의 핵심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멈춤은 삶이 무엇인지에 대해 되돌아보게 되는 소중한 시간이다. 이를 도와줄 다채로운 클래식이 관객들을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제18회 평창대관령음악제 기자간담회가 15일 오전 서울 한국프레스 기자회견장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손열음 예술감독과 박혜영 운영실장이 참석했다. 음악제는 오는 7월 28일부터 8월 7일까지 강원 평창 알펜시아 등에서 열린다.
2018년부터 예술감독을 맡아온 손열음은 고심 끝에 올해의 주제를 ‘얼라이브(Alive) 산’으로 정했다. 그는 “‘한국은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뭐가 가장 다르지?’라고 생각했을 때 생명력이 넘치는 산이 떠올랐다”라며 “산 사람, 산증인처럼 산은 ‘죽은’과 반대의 뜻도 있다”고 설명했다.
주제 ‘산’은 주요(메인) 콘서트 13회, 특별(스페셜) 콘서트 2회, 찾아가는 음악회 7회로 구성된 이번 음악제의 뿌리 역할을 하고 있다.
예컨대 8월 2일과 3일 공연의 소주제는 ‘산 vs 죽은’(Alive vs Dead)이다. 스트라빈스키의 발레 음악 ‘페트루슈카’(1911년)와 쇤베르크의 대표적인 실내악곡 ‘달에 흘린 피에로’(1912년)를 선보인다.
손열음, 피아니스트 이진상, 바이올리니스트 스베틀린 루세브, 첼리스트 김두민, 플루티스트 조성현, 클라리네티스트 조인혁, 소프라노 서예리, 현대무용가 김설진이 출연한다. 리오 쿠오크만이 지휘한다.
손열음은 “쇤베르크의 작품은 새 시대를 열고 음악사에서 정말 중요한 곡인데 연주가 많이 안 됐다”고 설명했다.
개막 공연은 정치용이, 폐막 공연은 리오 쿠오크만이 평창페스티벌오케스트라(PFO)를 지휘한다.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이 개막 공연 협연을, 클라리네티스트 조인혁이 폐막 공연 협연을 맡는다.
피아니스트 백건우는 평창대관령음악제에 처음으로 함께 한다. 백건우는 ‘바위’라는 소주제의 공연에서 드뷔시의 ‘피아노 삼중주’와 차이콥스키의 ‘피아노 삼중주’를 연주하는데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과 첼리스트 김두민이 함께한다.
프란츠 슈베르트가 베토벤이 세상을 떠난 지 정확히 1년 후가 되는 날인 1828년 3월 26일에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었던 기념비적 음악회의 프로그램을 그대로 재현하는 새로운 시도도 눈에 띈다. 슈베르트의 현악사중주 15번 중의 1악장, 가곡 ‘십자군’, ‘별’, ‘방랑자가 달에게’, ‘강 위에서’, 피아노 삼중주 2번 E플랫장조 등이 연주된다.
꿈은 삶을 이끄는 원동력이다. 손 감독은 어린 시절 동경의 대상이었던 피아니스트 백혜선과 ‘별’을 소주제로 꾸미는 듀오 무대로 마련했다.
사심이 들어갔다고 미소 지은 손 감독은 “초등학교 4학년 때 강원도 음악캠프에서 백혜선 선생님께 배운 적이 있다”라며 “선생님 공연은 다 봤다. 2001년 만삭의 몸으로 예술의전당 무대에 서셨을 때 ‘너무 멋있다’는 생각을 했다”라며 “차이코프스키 콩쿠르에서 입상했을 때 선생님 생각도 났다. 이번에 함께 무대에 서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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