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게임시장에 드리운 中 텐센트 영향력, 크래프톤 상장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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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섭 기자
입력 2021-06-17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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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래프톤 매출 70%, 텐센트에 의존 추정..."주요 매출처"

  • 라인게임즈에 500억 투자, 넷마블 3대 주주에도 올라

  • "중국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영업에 부정 영향 가능성"

중국 최대 게임사 텐센트가 한국 게임시장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이 크래프톤의 상장 과정에서 확인됐다. 크래프톤은 2대 주주 텐센트를 통해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을 중국에 우회 출시해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었다. 텐센트는 최근 라인게임즈에도 500억원을 투자했고, 지난 몇 년간 넷마블과 카카오게임즈, 중소게임사에 투자해 한국 게임시장의 ‘큰손’으로 부상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국내 게임사들이 텐센트에 대한 의존도가 더 높아지면 그만큼 정치적 위험도도 커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크래프톤은 최근 금융위원회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에서 “주요 매출처는 게임 퍼블리싱을 담당하는 기업”이라며 “지난해 기준 A사가 매출액 68.1%를 차지하고 있는 주요 매출처”라고 밝혔다.

A사는 텐센트로 추정된다. 텐센트는 크래프톤의 모바일게임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글로벌 유통사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중국 버전인 ‘화평정영’도 텐센트가 서비스하고 있다. 크래프톤은 텐센트로부터 이에 대한 로열티를 받는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한국 제외)에서 매출 1조4176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전체 매출의 84.8%에 달한다. 텐센트가 없었다면 이 정도 수준의 실적을 올리지 못했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텐센트는 크래프톤의 2대 주주다.

텐센트는 지난 몇 년간 한국 게임시장의 큰손으로 주목받았다. 라인게임즈는 500억원의 투자를 받았고, 국내 신생 게임사 로얄크로우에도 177억원을 투자해 2대 주주에 올랐다. 텐센트는 현재 넷마블의 3대 주주(지분 17.52%)이며 카카오게임즈의 지분도 상당수 가지고 있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사진=크래프톤 제공]


텐센트가 한국 시장에 행사하는 영향력이 커지자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업계에서 나온다. 해외 자본이 들어와 한국 게임산업에 활력을 준다는 점에선 긍정적이지만, 정치적 위기에 휘말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크래프톤은 중국과 인도의 국경 분쟁 여파로 인도에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서비스 중단을 경험했다. 인도 정부가 중국 게임사가 서비스하는 게임을 모두 차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크래프톤은 인도 전용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을 공개하고, 직접 서비스하겠다고 밝혔다.

크래프톤은 “향후 중국 내에서 게임 관련 규제가 확대되거나 중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증가할 경우 당사가 이로 인한 영향을 받을 수 있고, 이러한 상황이 실제 발생하는 경우 당사 사업, 재무상태 및 영업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히며, 중국 기업과의 관계로 인한 위험을 인정했다. 넥슨도 지난해 8월 텐센트를 통해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을 중국에 출시할 예정이었으나, 알 수 없는 이유로 돌연 연기됐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텐센트와 협업하면 거액의 투자금을 유치하고 글로벌 시장에 도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일부 국가에선 게임을 서비스하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며 "과한 의존도는 오히려 사업적인 위기를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사진=텐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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