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최근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정책이 수혜주로 분류되는 종목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경제 정상화 기대감은 이번 발표 전부터 꾸준히 반영돼온 데다, 미국 등 글로벌 중앙은행의 테이퍼링 시사로 국내 증시 변동성이 짙어졌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지난 15~16일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예상보다 매파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기준금리 인상 시점이 예정보다 빠를 것이라고 전망한 연준 위원이 지난 3월 회의 당시보다 크게 늘었다. 연준 위원들의 정책금리 기대를 보여주는 점도표에선 2023년까지 금리 인상을 예상한 참석자가 18명 중 13명에 달했다.
수혜주로 거론되는 일부 종목을 중심으로 단기 급등세가 나타나고는 있지만, 이 역시 정책보다는 밸류에이션 부담이 비교적 낮기 때문이라는 풀이다. 국내 대표 레저주 '골프존'은 이날 오전 한때 8%대 급등세를 나타냈고, 전 거래일 대비 6.14%(6800원) 오른 11만7500원에 마감했다. 엔터주인 JYP Ent.(0.23%)와 화장품주인 LG생활건강(0.76%) 등도 준수한 흐름을 나타냈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여행, 서비스업 분야 같은 경우 통제가 완화되면 부분적으로 혜택을 입는 것은 맞는다"면서도 "최근 주가가 기대감을 선반영한 측면이 있어, 개별 사안 자체가 주가를 추가적으로 올릴 거라 기대하긴 어렵다"고 했다.
염동찬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도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보다는 FOMC 회의 이후 상황의 영향성이 더 크다"며 "회의 이후 이어지는 매파적 발언이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했다. 또 "골프존 등 일부 종목이 이날 급등한 것은 비교적 밸류에이션 부담이 낮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최근 인도발 델타형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세가 극심하다는 점에서도 정부 정책 변화를 낙관적으로 바라보기엔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박성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내수 관련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향후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모멘텀이 약화할 수도 있다. 오히려 코로나19 수혜주가 다시 부상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했다.
그는 "지금은 뚜렷하게 주도주가 무엇이다라고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상황 변화에 따라 수시로 주도주가 바뀔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투자업계는 개별 정책 자체보다는 정책이 향후 기업 실적에 미치는 영향을 보다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진우 팀장은 "이미 기대감을 반영한 주가가 추가적으로 오르려면, 실적 서프라이즈가 확인돼야 한다"며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도 다음달부터 이뤄지는 만큼, 주가는 2~3분기 실적을 확인하면서 반응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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