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환율 전망대> `비둘기’에서 `매’로 변신한 연준, 원∙달러 환율 더 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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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호 자본시장부 부장
입력 2021-06-21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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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지난주 열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는 국제 금융시장에 생각보다 큰 파장을 가져왔다. 연준은 이번 회의에서 만장일치로 미국의 기준금리를 현재의 0%~0.25%로 동결했다. 그러면서 기존 자산 매입 방침도 유지키로 결정했다. 여기까지는 예상됐던 결과였고 시장에 미치는 파장도 별로 없었다. 하지만 FOMC 멤버들이 향후 금리 인상 전망에 대한 의견을 표현하는 점도표 내용부터 파장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연준은 점도표를 통해 기준 금리가 2023년 말까지 최소 2차례(0.5%포인트) 오를 수 있다고 시사했다. 이어 제롬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회의는 테이퍼링 논의에 대한 논의를 한 것으로 생각해도 된다”고 말해 사실상 테이퍼링 논의가 시작되었다는 신호를 시장에 전달했다.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그동안 연준 내에서 대표적인 비둘기파로 알려진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 총재마저 내년 말에 첫 금리 인상을 예상한다고 밝히면서 파장은 커졌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연준이 비둘기파에서 매파로 돌아섰다는 해석이 본격적으로 나왔다.

이 같은 분위기속에 외환시장에서는 그동안 약세를 보였던 미국 달러화가 강세로 빠르게 돌아섰다. 그동안 90선 언저리에 머물던 달러인덱스는 92포인트를 넘어 2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의 반응도 화끈했다. FOMC 이벤트 전까지 1110원대에 머물던 환율은 1130원대로 뛰어올랐다. 지난주 금요일 서울 거래를 1132.30원에 마친 환율은 불러드 총재의 발언에 반응하면서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거래에서 1130원대 후반 레벨까지 추가 상승했다.

환율은 21일 오전 서울 거래에서 1135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일단은 환율이 지난주의 상승 분위기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연준이 스탠스를 바꾼 만큼 원∙달러 환율을 둘러싼 대외 여건이 계속해서 환율에 상승 압력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원∙달러 환율이 얼마나 더 오를 것인지다. 당장은 1145원선의 연중 고점이 중요한 레벨이 될 전망이다. 환율이 오랫동안 1100~1140원 정도의 박스권을 유지한 만큼 이 박스권을 벗어나 연고점까지 돌파할 경우 상승 탄력이 거세질 수 있다.

다만 서울 외환시장 자체 수급상으로 아직까지 수출업체들의 네고 등 공급 물량이 만만치 않다는 점에서 환율이 추가 상승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으로 국내 기업들은 600억 달러 이상의 외화예금을 갖고 있다. 최근 국내 수출 실적이 글로벌 경기 회복세와 맞물려 강한 반등세를 나타내고 있는 만큼 수출 업체들이 시장에 내놓을 달러 물량은 충분하다.

아울러 국내에서도 금리 인상 분위기가 강해질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이미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연내 금리 인상 시그널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만큼 이번 연준의 움직임에 국내 기준금리 인상 전망은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이론적으로 한 국가의 기준금리는 해당 국가 통화의 펀더멘털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국제 금융시장의 유동 자금이 높은 금리를 따라 움직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미국의 긴축 움직임에 맞서 국내에서도 금리 인상 분위기가 무르익게 되면 원화가 약세 압력을 덜 받을 수도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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