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그동안 연준 내에서 대표적인 비둘기파로 알려진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 총재마저 내년 말에 첫 금리 인상을 예상한다고 밝히면서 파장은 커졌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연준이 비둘기파에서 매파로 돌아섰다는 해석이 본격적으로 나왔다.
이 같은 분위기속에 외환시장에서는 그동안 약세를 보였던 미국 달러화가 강세로 빠르게 돌아섰다. 그동안 90선 언저리에 머물던 달러인덱스는 92포인트를 넘어 2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의 반응도 화끈했다. FOMC 이벤트 전까지 1110원대에 머물던 환율은 1130원대로 뛰어올랐다. 지난주 금요일 서울 거래를 1132.30원에 마친 환율은 불러드 총재의 발언에 반응하면서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거래에서 1130원대 후반 레벨까지 추가 상승했다.
환율은 21일 오전 서울 거래에서 1135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일단은 환율이 지난주의 상승 분위기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연준이 스탠스를 바꾼 만큼 원∙달러 환율을 둘러싼 대외 여건이 계속해서 환율에 상승 압력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원∙달러 환율이 얼마나 더 오를 것인지다. 당장은 1145원선의 연중 고점이 중요한 레벨이 될 전망이다. 환율이 오랫동안 1100~1140원 정도의 박스권을 유지한 만큼 이 박스권을 벗어나 연고점까지 돌파할 경우 상승 탄력이 거세질 수 있다.
아울러 국내에서도 금리 인상 분위기가 강해질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이미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연내 금리 인상 시그널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만큼 이번 연준의 움직임에 국내 기준금리 인상 전망은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이론적으로 한 국가의 기준금리는 해당 국가 통화의 펀더멘털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국제 금융시장의 유동 자금이 높은 금리를 따라 움직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미국의 긴축 움직임에 맞서 국내에서도 금리 인상 분위기가 무르익게 되면 원화가 약세 압력을 덜 받을 수도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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