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공급부족 현상이 악화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주문에서 배송까지 걸리는 시간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면서 "당분간 공급부족으로 인한 업계의 고민은 더욱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22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5월 기준으로 리드타임(lead time)으로 불리는 주문부터 배송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전달보다 7일 더 늘어난 18주를 기록했다고 서스퀘해나파이낸셜 그룹의 분석을 인용해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처럼 기간이 길어지면서 반도체 업계의 공급 부족으로 자동차 및 전자 제품 생산 환경은 더 열악해졌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5월 칩 리드 타임의 기록은 사상 최장일 뿐만 아니라, 2018년 최고치보다도 4주 긴 것이다. 특히 산업기계와 스마트폰에서 전기 흐름을 제어하는 전력관리 반도체의 리드타임이 평균 25.6주로 전월 대비 2주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서스퀘해나의 크리스 롤랜드 연구원은 "전력관리 반도체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반도체에서 리드타임이 길어지고 있다"면서 "공급 부족이 얼마나 만연해 있는 지가 이번 통계를 통해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투자자들은 수요의 흐름 증가 추세로도 읽을 수 있지만, 동시에 반도체 산업이 과잉을 향해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수요자들이 공급 부족을 우려해 지나치게 많이 주문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일부 반도체 공급은 수요를 따라잡고 있다. 소형프로세서인 마이크로컨트롤러는 이미 리드타임이 일주일이상 감소하는 등 일부 반도체에서는 오히려 리드타임이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반도체 공급부족으로 생산에 애를 먹었던 자동차 업계의 상황은 당장 더 나아지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차량 출고 기간도 늘어나면서 자동차 업계의 타격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출고 대기기간 지연으로 자동차 업계가 총 1000억달러(약 113조원)에 달하는 손실을 기록할 수 있다고 보았다. 뿐만아니라. 애플을 비롯한 주요 IT 기업의 제품 수령 기간도 밀리고 있다.
그러나 리드타임에 지나치게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는 지적도 있다. 브로드커의 혹 탠 최고경영자(CEO)는 "기간이 길어지는 것은 반도체 산업에 대한 고객들의 이해도가 더 높아졌다는 것을 나타내는 증거가 되기도 한다. 이를 통해 안정적 공급을 위해 계약 관행이 변화하고 있는 것도 리드타임 증가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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