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복덕방, 공인중개업계 반발 넘을 수 있을까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윤주혜 기자
입력 2021-06-23 15:28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직방 "직접중개 진출 아냐" VS 중개협회 "시장 독점 꼼수"

  • 프렌차이즈화, 수수료 등 두고 입장차

 

안성우 직방 대표가 지난 15일 서울 성수동 코사이어티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부동산 스타트업 직방의 중개시장 진출을 두고 공인중개사들이 중개시장을 독점하려는 꼼수라며 들고 일어섰다. 과거 변호사 복덕방인 트러스트가 중개업계 반발에 백기를 들었던 점에 비춰, 디지털 복덕방도 향후 험난한 여정이 예고되고 있다.

23일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홈페이지 게시글을 통해 직방의 새로운 서비스 ‘온택트 파트너스’ 플랫폼 사업과 관련해 “직접 중개에 뛰어들어 골목상권을 침해하고 시장을 독식하려는 불공정한 행태”라며 “정부와 국회가 법적으로 제재를 가할 수 있도록 협회 입장을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직방이 최근 발표한 ‘온택트 파트너스’는 직방과 제휴한 공인중개사가 비대면으로 아파트 매매를 중개하고 그에 따른 중개 수수료를 나눠 갖는 방식이다. 아파트 소개부터 계약까지 모든 업무를 비대면으로 처리할 수 있는 서비스다.

공인중개협회는 직방이 중개업 시장에 진출, 프랜차이즈화해 골목상권을 고사 위기에 몰아넣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개사협회 관계자는 “공인중개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중개 수수료를 나눠 갖는 것은 공동중개”라며 “중개업 진출이 아니라는 직방의 주장은 눈가리고 아웅”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개사들의 광고료로 먹고사는 직방이 당장 수익이 끊어질까 두려워 앞뒤가 안 맞는 말을 하고 있다”며 “자회사 설립을 한 것은 중개 프랜차이즈 혹은 체인화를 하려는 속셈”이라고 강조했다.

관련 업계는 해당 서비스가 직방의 자회사인 네모처럼 될 것으로 내다본다. 국내 최대 상업용 부동산 플랫폼인 네모는 2019년 네모인부동산중개법인을 설립해 직접 중개 시장에 뛰어들었다. 사실상 아파트 시장의 네모라는 것이다.

직방은 이러한 중개업계의 반발은 오해에서 비롯됐다는 입장이다. 온택트 파트너스는 단순히 공인중개사들의 디지털 도구일 뿐, 중개업 진출 혹은 프랜차이즈화 시도가 아니라는 것이다. 집주인이 '우리집 내놓기' 기능을 이용해 직방에 아파트 매물을 내놓으면, 직방이 제휴 파트너십을 체결한 현업 중개사에 연결해주기 때문에 직접 중개와는 거리가 멀다는 설명이다.

또한 중개 수수료의 절반을 나눠 가질 경우, 월정액제와 달리 비용을 임의로 올릴 수 없어서 향후 비용 상승에 대한 리스크도 없다는 주장이다. 직방 관계자는 “직접 중계 진출은 오해”라며 “중개사협회와 지속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양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는 만큼,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2017년 변호사 복덕방으로 통했던 트러스트는 공인중개사들과 갈등을 빚으며 부동산중개와 법률 서비스를 별도로 분리하는 등 백기를 든 바 있다. 변호사들이 중개업 영역에 진출하자 공인중개사들이 생존권을 이유로 반발했고, 법적 공방과 국회의 공세를 겪어야 했다.

중개사협회는 직방의 중개업 진출을 막기 위해 정부와 국회에 법적으로 제재를 가할 수 있도록 협회 입장을 전달할 계획이다. 협회 관계자는 “국토교통부와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의원들에 입장을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정부와 여당을 중심으로 쿠팡, 네이버, 배달의민족 등 온라인 플랫폼의 e커머스(전자상거래)를 규제하는 법안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며 “골목상권 침해를 규제한다는 점이 이번 직방 논란과 맥이 닿아 있어 의견을 어필할 것”이라고 밝혔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