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생명·오렌지라이프, 신한라이프 출범 통합 '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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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기자
입력 2021-06-2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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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렌지라이프 노조, 사측 직급체계 강요에 반발. 오는 30일 조합원 총회 개최

  • 신한생명, 콜센터 인사이동 항의…본사서 시위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통합법인인 신한라이프가 출범을 앞두고 내홍을 겪고 있다. 오렌지라이프 출신 직원과 신한생명 출신 직원 간에 직급 차이와 연봉 격차로 불만이 높아가고 있다. 또 신한생명 사무직급 직원을 별다른 이유 없이 텔레마케팅(TM)부서로 이동시켜 직원들이 반발하고 있다.

지난 15일 성대규 신한라이프 대표가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


23일 생보업계에 따르면 오렌지라이프 노조는 오는 30일 조합원 총회를 열고 신한라이프 출범일인 내달 1일 사측의 직급체계 강요를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이다.

오렌지라이프 노조는 직급 체계의 서열 정리를 원하고 있다. 특히 오렌지라이프 '차장'과 신한생명 '부부장' 간 관계 정리를 요구하고 있다.

신한생명의 일반 직원 직급 체계는 '주임-대리-과장-차장-부부장-부장'으로 이어진다. 신한생명 직원들은 통상 차장으로 3~4년간 근무 후 부부장으로 승진한다. 오렌지라이프 경우엔 '부부장' 직급 없이 차장에서 부장으로 승진하는 체계다. 신한생명 부부장보다 연차가 많은 오렌지라이프 차장들이 합병 후 직급상 하급자가 될 수 있다.

노조는 주임과 대리 등 저연차 직원들의 임금 인상도 요구하고 있다. 오렌지라이프의 신입 연봉은 3800만원 수준이다. 반면, 내달 업무에 투입되는 신한라이프 공채 1기 신입직원의 초봉은 4500만원이다. 이는 기존 3~5년차 오렌지라이프 직원보다 높은 연봉이다.

오렌지라이프 노조 관계자는 "지난 15일 성대규 사장 등 임원들이 노조를 방문했지만, 신한생명과 동일하게 직급체계를 통합하기보다는 기존 오렌지라이프의 직급체계를 유지한다는 서명을 요구했다"며 "이는 사실상 임금과 직급에서 오렌지라이프 직원을 차별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측이 강제적으로 직급과 임금체계를 강요할 경우 추후 협의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렌지라이프 직원에 이어 신한생명 직원들도 사측에 반발하고 있다. 신한생명 노조는 지난 21일부터 일부 사무직 직원들을 텔레마케팅(TM)부서인 해피콜 업무로 발령낸 데 반발해 본사 앞에서 시위를 지속하고 있다. 앞서 신한생명은 이달 초 신한생명 사무직만을 대상으로 신한라이프 해피콜 업무에 대한 사내 채용공고를 낸 뒤 신한생명 사무직 직원 일부를 해피콜 부서로 이동 발령냈다.

신한생명의 경우 해피콜 업무는 기존에도 사무직군이 담당하는 사례가 있었다. 그러나 오렌지라이프는 이 업무를 외부업체에 도급을 맡기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양사는 합병 이후 동일 업무에 대해서 동일 고용 형태를 유지하기로 결정했지만, 도급 체제로 운영하던 오렌지라이프 해피콜 업무를 신한생명 사무직 직원이 떠안게 된 것이다.

신한생명 사무직 사이에선 오렌지라이프에서 도급을 맡기던 업무까지 담당해야 하느냐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렌지라이프는 신한생명처럼 채용 시 전문직(영업관리직)과 사무직을 분리하지 않고 단일 직군으로 선발하고 있어 사무직이란 직군이 없다. 결국 오렌지라이프에서 신한생명의 사무직과 동일한 업무를 하는 직원들은 콜센터 업무에서 제외된 채 신한생명의 사무직만이 해피콜 업무에 포함될 수 있는 불합리한 구조라는 것이 이들의 입장이다.

생보업계 한 관계자는 "내달 1일 신한라이프가 출범하지만, 결국 기존 오렌지라이프와 신한생명의 직급과 연봉체계 통합 없이 업무를 진행하게 됐다"며 "앞서 2007년 신한카드와 LG카드의 통합 과정에서도 통합 법인 출범 후 13개월이 지나서야 직급체계 합의가 된 만큼, 신한라이프 역시 당분간 내부 갈등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신한라이프 관계자는 "통합 인사제도를 원만하게 도입하기 위해 조합과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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