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와 관련한 소비 트렌드가 부상하면서 해조류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해조류는 별도의 담수를 투입하지 않고도 양식할 수 있으며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고 해양 생태계를 정화한다. 또한 재배한 해조류는 영양학적으로도 우수할 뿐만 아니라 가공을 통해 친환경 제품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더불어 해조류는 식량 수요가 늘어나 토양 품질이 악화되는 문제에 대해 지속가능한 해결책을 제공한다. 이는 식량안보에도 도움이 된다.
미국에서 식물성 식품과 영양소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움직임과 무관하지 않다. 웰빙 중심 시장 분석 데이터 제공업체인 SPINS의 자료를 보면 식물성 식품 판매 시장 규모는 2019년 50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17년 대비 29% 증가한 수치다.
코트라 미국 실리콘밸리무역관에 따르면 해조류의 지속가능성과 잠재력을 포착해 ESG 투자자와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스타트업이 등장했다.
미국의 스타트업 '아쿠아(AKUA)'는 다시마를 이용해 식물성 고기패티, 육포, 너겟, 파스타 등을 제조한다. 아쿠아가 개발한 다시마 육포는 2019년 타임스의 '최고의 발명품'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블루 에볼루션(Blue Evolution)'도 김과 다시마 등 직접 재배한 해조류를 이용해 김 팝콘, 김 파스타, 말린 다시마 스낵 등의 식품을 제조하고 있다. 블루 에볼루션은 미국에서 소비되는 해조류의 98%가 수입되고 있는 만큼 직접 해조류를 양식해 태평양 연안 해수 청정화와 기후 변화에 기여하고 있는 점을 강조한다.
해조류는 식품뿐만 아니라 바이오 연료와 생분해 플라스틱으로도 활용된다.
미국 샌디에이고에 위치한 신테틱 지노믹스(Synthetic Genomics)는 석유화학기업 엑슨모빌과 협력해 해조류로 디젤 및 제트 연료의 전구체인 지방을 생산하는 방식으로 바이오 연료를 제조하고 있다. 또한 해조류 바이오 매스에 포함된 단백질과 탄수화물 부산물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폐기물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지속가능성도 도모한다.
스타트업 롤리웨어(Loliware)는 해조류를 이용해 일회용 생분해 플라스틱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롤리웨어는 해조류 플라스틱은 음식물 쓰레기와 같은 수준의 생분해성을 가지고 있어 기존의 옥수수 기반 바이오 플라스틱보다 친환경적이며 바다에 들어가면 완전히 용해되므로 해양 생물에 해를 끼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롤리웨어의 아이디어는 ESG 투자자들에게도 통했다. 롤리웨어는 2020년 790만 달러를 투자받았으며 유명 투자자인 마크 쿠반이 롤리웨어 초기 투자자라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글로벌 투자은행의 애널리스트는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ESG는 점점 더 주주들과 투자가들에게 중요한 기준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실제로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기업들은 대부분 ESG에 적극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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