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딸 조민씨가 증언을 거부했다. 그는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부모님이 기소된 법정에서 딸인 제가 증언하는 건 어떤 경우에도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1부(마성영·김상연·장용범 부장판사) 심리로 25일 오전 열린 조 전 장관과 정경심 동양대 교수 속행 공판에서 조씨는 이같이 말했다.
조씨는 이날 증인 지원 절차를 밟고 비공개 통로로 출석했다.
조씨는 본격적인 증인신문에 앞서 증언 거부 의사를 밝힐 기회를 얻었다. 그는 2019년 이후로 검찰 조사를 받았던 상황을 상기하며 "고등학교 시절과 대학교 시절 활동이 다 파헤쳐졌다"고 토로했다.
이어 "10년 전 기억이라 진술하지 못한 것도 있고 해명하지 못한 것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다른 학생처럼 가족이 마련한 프로그램에 참석하고 제 나름대로 열심히 활동했을 뿐"이라며 "이런 사태가 벌어질 줄 상상도 못 했다"고 말했다.
조씨는 1심에서 법정 구속된 어머니 정 교수를 언급하며 울먹이기도 했다.
그는 "오랜만에 어머니 얼굴을 보게 됐다. 많이 고통스럽다"고 말하며 울음을 참았다. 피고인석에서 딸을 바라보던 정 교수도 천장을 바라보며 울음을 삼켰다.
검찰은 조씨의 증언 거부권 행사를 형사소송법상 권리로 본다면서도 "형사소송법에 따라 각 신문을 통해 실체적 진실을 밝힐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증인에게도 공개된 법정에서 이익이 되는 내용을 진술할 기회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변호인은 "조씨는 이미 검찰에서 일방적 신문을 받았다"며 "굳이 딸을 증인으로 불러 부모에게 불리하게 진술하도록 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반박했다.
양측 주장을 들은 재판부는 "검찰의 모든 신문 사항에 증언을 거부하는 행위가 정당하다고 인정한 이상 법정에서 일일이 묻고 증언 거부권 행사 답변을 듣는 건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데 무형한 절차로 증거로서 가치도 없다"며 증인신문을 마쳤다.
오후 증인으로 출석한 한인섭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도 증언을 거부했다.
한 원장은 "검찰이 저를 피의자로 계속 묶어두는 이상 이 법정에서 검찰의 어떤 질문에도 입을 열지 않을 것"이라며 "증인으로 신청하기에 앞서 우선 수사종결 처분부터 해달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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