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일(7월 1일), 미국 독립기념일(7월 4일), 북·중 우호협력 조약 60주년(7월 11일) 등 굵직한 외교 이벤트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대미 메시지를 발신할 지 주목되고 있다.
특히 8월 북·미 관계의 1차 고비로 꼽히는 한·미연합훈련을 앞두고 있는 만큼, 북한이 무력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북한은 미국 독립기념일을 앞두고 수차례 무력도발을 감행했다. 지난해에는 순항 미사일을 발사했고, 2017년에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됐을 때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 발사했다. 또한 최근 북·중 교류가 활발한 만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다음달 1일로 예정된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맞아 대외 메시지를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
이종주 통일부 대변인은 28일 정례브리핑에서 "과거에도 주요 기념일, 특히 10주년, 20주년과 같은 특별한 기념일 계기에는 (북·중)상호 고위대표단을 교류하는 등 동향이 있어왔기 때문에 관련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 대변인은 "북한과 중국은 올해 초부터 최고지도자 간 친서교환이라든지, 사진전시회 개최 등 다양한 기념행사를 해 왔다"며 "올해 기념행사 중에는 북·중 대사들이 서로 기고를 한다든지, 중국에서 외교 관련 좌담회를 여는 등 이전에 없었던 새로운 동향들도 관측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정부로서도 올해 주요 기념일을 계기로 북·중 간 다양한 기념행사들이 이전보다 조금 더 무게감 있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관련 동향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다음달 4일로 예정된 미국의 독립기념일도 주시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7월 4일 대함 순항미사일을 시험발사했고, 2017년 7월 4일에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형'을 쏘아 올린 바 있다. 올해도 무력시위를 감행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최근 미국이 연이어 대화의 손길을 내밀고 있고, 북한도 대미담화의 수위를 조절하고 있어 비난담화로 압박 수위를 낮출 것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특히 지난 25일 북한은 '6·25 미제반대투쟁의 날'의 군중대회를 생략했고, 당일 노동신문 사설에서 '미제'라는 표현을 제외하는 등 대화 여지를 열어두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5일 "김정은 정권 들어 북한은 2012년과 2018년을 제외하고 나머지 6.25 노동신문 사설에 '미제'라는 표현 넣어 미국을 비난했다"며 "지금 북한의 요구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대화를 위한 대화가 아닌 '새로운 계산법'이라고 볼 수 있는 명백한 대안을 내놓으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고강도 군사대응에 나선다면 한·미연합훈련 축소는 물론 북·미 대화 가능성은 더욱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전문가들은 섣부른 한·미연합훈련 축소 요구보다 비공식적인 남북 접촉에 먼저 나설 때라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문정인 세종연구소 이사장은 지난 25일 열린 제16회 제주포럼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미 연합훈련 중단을) 우리 정부가 제기한다고 해도 북한에서 안 받으면 말짱 소용이 없는 것"이라며 "북·미 간의 만남보다 남북 정상 간 만남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에서 예측 가능하게 조율이 돼 있어야 한다"며 "2018년처럼 비공식적으로 남북대화를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앞서 남북 정상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약 세 차례의 대화를 진행했고 그 결과 판문점 선언(2018년 4월 27일)과 평양 공동선언(2018년 9월 19일)이라는 결실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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