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5조' 몸값 카뱅, '플랫폼' 성장성 입증이 흥행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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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준호 기자
입력 2021-06-30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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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모가 희망 범위 3만3000원~3만9000원··· 기업가치 최대 18조5000억원

  • 글로벌 핀테크 기업 비교군으로 가치 산정··· 플랫폼 사업 확장성 입증이 관건

[사진=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가 기업공개(IPO) 절차에 돌입하며 상장 이후 기업가치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공모가 상단으로 신주 가격이 확정될 경우 시가총액은 약 18조5000억원으로, 앞서 증권가에서 나왔던 예상과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비교 기업으로 국내 은행이 아닌 글로벌 핀테크 기업들을 선정한 만큼 향후 플랫폼 기업으로서의 청사진을 보다 분명히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전날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공모 절차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카카오뱅크는 이번 공모를 통해 신주 6545만주를 발행한다. 공모가 희망 범위는 3만3000원에서 3만9000원으로, 공모 규모는 최소 2조1600억원에서 최대 2조5500억원이 될 전망이다. 기존 주식과 공모를 통한 신주 발행을 합치면 상장 이후 주식 수는 4억7510만237주로, 공모가 상단으로 주당 가격이 결정된다면 최대 18조5289억원의 '몸값'이 책정된다.

카카오뱅크의 기업가치는 당초 금융투자업계의 예상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이다. 지난해 유상증자에서 9조원가량의 가치를 인정받았던 카카오뱅크는 IPO 준비 과정에서 17조~18조원까지 몸값이 뛸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공모가 산정을 위한 유사 기업 선정에서도 최근 '고평가' 논란을 빚었던 일부 기업들의 사례와 달리 사업 목표가 비슷한 해외 디지털 은행과 핀테크 기업들을 선정했다. 가치평가 방식도 금융 기업에 주로 사용되는 주가순자산비율(PBR) 방식을 차용했다.

국내 은행들과 비교하면 현재 책정된 기업가치가 높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카카오뱅크의 상장 이후 시가 총액은 KB금융(약 24조원), 신한지주(약 22조원)에 이어 국내 은행 중 3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상장 당일 주가가 상승세를 기록한다면 1위 자리도 넘볼 수 있다. 반면 카카오뱅크의 지난해 순이익은 1136억원으로, 증시에 상장된 국내 주요 은행들과 비교하면 많게는 30배 이상 차이가 난다. 순이익에 따른 주가수익비율(PER)은 16배 수준으로, 은행업종 평균(5배)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카카오뱅크의 기업가치는 플랫폼 기업으로서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다. 비교군으로 선정된 해외 핀테크 기업들 역시 다양한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 플랫폼 기업으로서의 특성을 지녔다. 카카오뱅크는 미국의 로켓컴퍼니스(Rocket Companies), 브라질의 패그세구로 디지털(Pagseguro Digital), 러시아 디지털 은행 틴코프(Tinkoff)의 모회사 TCS 그룹홀딩스(TCS GROUP Holding PLC), 스웨덴 디지털 금융업체 노르드넷(Nordnet) 등 4개사를 비교군으로 선정했다. 모두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핀테크 플랫폼의 성격을 가졌다.

카카오뱅크는 현재 타 금융사가 개발한 금융상품을 대신 판매하는 플랫폼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플랫폼 부문의 수익 비중도 2019년 2%에서 지난해 6%, 올해 1분기는 8%로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는 일부 소매금융 서비스에만 사업 영역이 한정되어 있어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카카오뱅크는 신고서를 통해 향후 주택담보대출 상품 출시는 물론 △모바일 광고 △여행 △레저 콘텐츠를 금융상품과 결합하는 수익화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상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요 금융지주사들과 비슷한 수준의 시가총액이 예상되지만 빠른 성장세와 플랫폼 기업으로서의 성장성을 고려하면 예상 범위 내의 가격"이라며 "공모 흥행과 상장 이후 주가 유지를 위해서는 플랫폼 사업의 확장 가능성을 입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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