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부산항 신항에서 열린 ‘해운산업 리더국가 실현전략 선포 및 1만6000TEU급 한울호 출항식’에 참석해 “컨테이너 선박의 ‘대형화’와 함께 선박과 항만의 ‘친환경 전환 가속화’와 ‘디지털화’를 해운산업 도약의 기회로 삼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한울호는 정부의 ‘해운재건 5개년 계획’(2018∼2022년)에 따라 HMM에서 발주한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 중 마지막 선박이다.
먼저 문 대통령은 “컨테이너 선박 대형화에 따른 경쟁력을 갖추겠다”면서 “남미, 아프리카까지 노선을 넓히고 미국 서안 등 글로벌 거점 터미널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를 위해 HMM의 1만3000TEU급 컨테이너 선박 12척의 추가 확보를 지원하고, 항만-공항-철도를 연계하는 물류 서비스로 해운 서비스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한국형 선주사업’을 도입, 컨테이너박스 리스 사업을 확대하는 등 해양진흥공사의 역량도 높이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가속화되고 있는 선박의 친환경화와 디지털화를 우리의 기회로 만들겠다”면서 “친환경 선박 기술개발에 2500억원을 투자해 저탄소 선박에 이어 2050년까지 무탄소 선박을 상용화하고 세계 친환경 해운시장을 주도하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스마트해운물류 시스템 도입에 속도를 내겠다”면서 “광양항을 시작으로 부산신항, 진해신항 등 신규 항만에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해 스마트 항만의 모범을 만들겠다”고 했다.
정부는 자율운항선박 기술을 조기에 확보해 2030년까지 세계 자율운항선박 시장의 50%를 선점할 계획이다.
문 대통령은 “HMM이 발주한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을 계기로 우리 해운업이 기적같이 살아났다”면서 “해운 강국의 자존심을 다시 찾았다. 한울호는 한국 해운업의 화려한 부활을 완성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4년 전 한진해운의 파산은 엄청난 충격이었지만 우리 정부는 다시 시작했다”면서 “해양진흥공사를 설립하고 6조원의 유동성을 공급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혁신적 구조조정을 거치며 HMM은 지난해 10년 만에 흑자로 전환했고 올해 해운 매출액은 한진해운 파산 전 수준을 회복할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부산은 미래로 열려 있다. 가덕도 신공항이 완공되고 부산에서 출발하는 열차가 대륙철도로 연결되면 부산은 육해공을 아우르는 세계 물류 거점도시가 될 것”이라며 “파도를 넘으며 대한민국은 더욱 힘차게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해운재건 동력을 위한 업체와 단체 간 상호 업무협약 및 신규 선박 건조계약도 진행됐다.
한국해양진흥공사,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및 한국자산관리공사는 정책금융기관 공동으로 최대 30억 달러 규모의 친환경선박 신조지원 프로그램 업무협약을 맺었다.
HMM과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은 1만3000TEU급 선박 12척을 신규 건조하기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한국해운협회와 한국무역협회는 수출입물류 관련 업계 간 상생 협력 협약체결식도 이어졌다.
이후 문 대통령은 강은수 HMM 한울호 선장으로부터 운항계획을 보고 받았다.
강 선장은 “한울호는 아시아와 북유럽 항로에 투입되며 주로 철강 화학 타이어 등의 제품이 실리게 된다”면서 “동서양의 유럽 항로의 수에즈 운하뿐만 아니라 태평양과 대서양을 연결하는 파나마 운하도 통과 가능한 최대 선형”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번에 수에즈 운하에서 사고가 있었는데, 초대형 컨테이너 선박들이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데 어려움이 없느냐”고 질문했다.
강 선장은 이에 “저희 선박은 이에 대비해서 충분한 첨단시설에 장비들이 설치돼 있고, 우리 승무원 또한 그에 대한 대비 훈련과 교육이 이뤄져 있어서 충분히 안전하게 지나갈 수가 있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이 재차 “수에즈 운하 쪽 지역 정세가 괜찮은가”라고 묻자, 강 선장은 “해적이 많이 나올 수 있는 구역인데 청해부대에서 호송도 해주고 있고, 회사에서도 여러 가지 정보들을 지속적으로 제공해 주고 있기 때문에 안전하게 항해할 수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만선으로 출항하고 또 돌아올 때도 다시 또 배를 가득 채워서 돌아오냐”고도 물었다.
강 선장은 이에 “그렇다”면서 “중국을 출항하게 되면 만선으로 출항하게 되고, 다시 유럽을 출항하게 될 때 다시 만선으로 개항하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문 대통령이 취임 후 해운산업 현장을 찾은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앞서 문 대통령은 2017년 5월 ‘바다의 날’ 기념식을 찾아 바다의 모든 것을 새롭게 바꾸자는 ‘재조 해양’이라는 단어를 처음 사용했다. 2018년 3월에는 부산항을 방문해 해운산업 재건을 위한 정부의 적극 지원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4월 김정숙 여사와 함께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의 시작인 제1호 초대형 컨테이너선 ‘HMM 알헤시라스호’ 명명식에도 참석한 바 있다.
이날 행사에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정태순 한국해운협회 회장을 비롯해 선사 및 조선사 관계자, 선원, 항만근로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박형준 부산시장, 김경수 경남지사도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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