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반도체칩 제조사 룽신중커(龍芯中科, 롱손테크놀로지)가 중국 '상하이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커촹반(科創板·과학혁신판)에 상장할 계획이다. 최근 미국의 고강도 반도체 제재에 맞서 중국이 자국 반도체 산업과 기술 육성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서다.
중국 증권시보에 따르면 룽신중커는 최근 상하이 중소 벤처기업 전용증시인 커촹반에 기업공개(IPO) 신청서를 제출했으며, 이번 IPO를 통해 모두 35억 위안(약 6100억원)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조달한 자금의 약 3분의 2는 고성능 반도체와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연구개발에 투입되고, 나머지는 회사 운영자금으로 쓰일 예정이다.
2008년 3월 상하이에 설립된 룽신중커는 중국 간판 팹리스(반도체 설계)업체다. 중국과학원과 베이징시 정부가 공동 출자해 설립했다.
룽신중커는 인텔과 AMD가 장악한 중국 CPU 시장에서 독자적 기술을 보유한 몇 안 되는 중국 토종 팹리스 업체다. 룽신중커 이외에 중국 토종 팹리스 업체로는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산하 하이실리콘, 톈진 페이텅(天津飛騰) 등을 그나마 꼽을 수 있다. 현재 중국 내 CPU 시장에서 중국 국내기업 점유율은 0.5%도 채 되지 않을 정도로 미미하다.
하지만 최근 중국 정부의 반도체 기술 자립 지원 정책으로 시장 성장 가능성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정부는 2018년부터 관공서, 국유기업 등에서 사용하는 컴퓨터에 중국산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탑재를 적극 지원사격하고 있다. 중국 화촹증권은 룽신중커 CPU가 탑재된 PC가 주로 중국 정부부처 및 연구기관, 국유기업에서 사용된다고 전했다.
룽신중커는 정부 보조금도 받고 있다. 닛케이아시안리뷰(NAR)에 따르면 룽신중커가 지난해 정부로부터 받은 보조금은 2880만 위안으로, 전체 순익의 약 30%를 차지했다.
지난해 매출과 순익은 각각 10억8200만 위안, 7223만7400위안이었다. 2019년과 비교하면 매출은 두배 넘게 뛰었지만, 순익은 절반 이하로 줄어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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