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손잡은 티빙, 토종 OTT 1위 자리 놓고 웨이브와 정면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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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연 기자
입력 2021-06-30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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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이버 400억 투자 유치…경쟁력 강화

[이명한 티빙 공동대표(왼쪽)와 양지을 티빙 공동대표(오른쪽). 사진=CJ ENM 제공]


CJ ENM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이 토종 OTT 1위 자리를 놓고 웨이브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30일 CJ ENM은 네이버가 티빙에 400억원 규모 지분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번 네이버의 투자는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등 티빙의 역량 강화에 쓰일 예정이다. 콘텐츠 기획·제작에 강점을 가진 CJ ENM과 웹툰·웹소설 등 다양한 지식재산(IP)을 보유한 네이버 간 시너지가 티빙을 통해 극대화될 전망이다. 향후 티빙의 해외 진출에도 CJ ENM과 네이버가 든든한 지원군이 된다.

양지을 티빙 대표는 "네이버와의 긴밀한 협력으로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 통할 수 있는 최고의 웰메이드 콘텐츠를 제작해 티빙 오리지널의 영향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공격적 투자를 통해 콘텐츠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개인별 맞춤 콘텐츠 제공 등 티빙에 특화된 서비스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는 이번 투자를 계기로 티빙과 웨이브 간 토종 OTT 1위 다툼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앞서 이태현 콘텐츠웨이브 대표는 언론 인터뷰에서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공룡의 공세에 맞서기 위해 토종 OTT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티빙은 웨이브가 아닌 네이버를 선택했다. 웨이브 주도 토종 OTT 동맹에 편입되기보다는 네이버와 손잡고 자체 역량을 강화해 웨이브와 정면 대결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OTT와 어깨를 견주겠다는 전략을 택한 것이다.

콘텐츠 명가 CJ ENM을 모회사로 두고 있는 티빙의 최근 가입자 수 증가세는 이런 자신감을 뒷받침한다. 닐슨코리아클릭에 따르면 5월 OTT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넷플릭스가 791만명, 웨이브가 373만명, 티빙이 334만명을 기록해 나란히 1, 2, 3위에 올랐다. 지난해 12월 MAU는 웨이브 370만명, 티빙 279만명으로 100만명 가까이 격차가 났었지만, 티빙이 무서운 속도로 웨이브를 추격하며 2위 자리를 넘보고 있다.

일각에선 최근 CJ ENM이 '시즌'과 'U+모바일tv' 등 이동통신 3사 계열 OTT에 콘텐츠 사용료 협상을 놓고 송출 중단 카드까지 내밀며 강경한 자세로 나서는 모양새를 두고, CJ ENM이 티빙을 키우기 위한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본다. 유력 OTT 플랫폼을 확보한 상황에서 싼값에 콘텐츠를 공급해 얻을 이득이 적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CJ ENM은 티빙을 디지털 역량 강화 전략의 핵심축으로 꼽고 있다. CJ ENM은 지난 5월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8000억원을 시작으로 5년간 5조원을 콘텐츠 제작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티빙은 오는 2023년까지 약 100여편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고, 800만명의 유료 가입자를 확보하겠다는 비전을 공개했다. 2022년에는 글로벌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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