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에 가려진 케이큐브, 승계·절세 목적 페이퍼컴퍼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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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면수·태기원 기자
입력 2021-07-05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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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카카오 의장. 사진=카카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지분 100%를 소유한 케이큐브홀딩스가 자녀 승계나 법인세 절세 목적의 '페이퍼컴퍼니'라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카카오의 2대 주주임에도 불구하고 케이큐브홀딩스가 임직원 7명으로 구성된, 실체가 잘 드러나지 않는 기업이기 때문이다.

본지는 세무조사 관련 취재를 위해 이 회사의 대표번호로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카카오 관계자 역시 “케이큐브홀딩스는 김범수 의장의 개인 회사로, 카카오와 다른 회사이기 때문에 확인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금융감독원·공정위원회 공시와 감사보고서 등을 통해 이 회사의 실체를 짐작해볼 수는 있다. 케이큐브홀딩스는 카카오 지분 10.6%를 보유, 김 의장(13.32%)에 이은 2대 주주다. 2007년 1월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하지만 설립 목적과 다르게 이 회사의 주 수익원은 배당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영업수익 175억원 가운데 배당수익이 88억원으로 무려 50.5%를 차지한다. 파생상품 거래 및 평가 이익 24억원, 임대수익 4억4000만원 등 다른 수익도 설립 목적과 다른 투자 목적에 치중되어 있다.

케이큐브홀딩스는 설립 목적과 다르게 회사가 운영된다는 비판을 의식한 듯 설립 후 12년이 흐른 지난해 정관에 '투자업'을 주요 목적으로 추가했다. 지난해 말에는 지분 100%를 가지고 있던 부동산관리업 자회사인 티포인베스트와 합병을 단행하기도 했다.

공정거래위원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이 회사 임직원은 모두 7명이다. 이 가운데 최소 4명은 김 의장 일가다. 김 의장과 그의 부인 형미선씨는 2016년 11월부터 ‘기타 비상무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김 의장의 아들 상빈씨와 딸 예빈씨는 1년 6개월 전부터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장의 남동생 김화영씨는 지난해까지 대표이사였고, 올해 들어 사내이사인 김탁흥씨로 교체됐다.

케이큐브홀딩스가 사실상 김 의장의 가족기업 형태로 운영되면서 회사 승계를 염두에 둔 사전 작업이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지난 1월 부인과 자녀 등 친인척에게 카카오 주식 33만주를 증여하며 이 같은 의혹은 더욱 커졌다.

당시 부인과 두 자녀는 각각 6만주를 받았다. 이 밖에 김행자(2만5000주), 김명희(2만800주), 김대환(4200주), 김화영(1만5000주), 장윤정(5415주), 김예림(4585주), 김은정(1만5900주), 김건태(4550주), 김유태(4550주), 형미숙(1만9000주), 박효빈(6000주) 씨 등 친인척들도 골고루 주식을 증여받았다.

이 회사는 또 매년 수십억원의 배당 수익을 거두면서도 결손기업으로 분류돼 2015년 이후 배당에 대한 법인세를 한푼도 내지 않고 있다. 이 회사의 법인세차감전순손실은 2015년 13억원, 2016년 26억5000만원, 2017년 3억7000만원, 2018년 33억원, 2019년 35억원, 2020년 73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버는 돈보다 쓰는 돈이 훨씬 많기 때문이다. 지난해 급여 지출은 15억3700만원으로 대다수가 김 의장 일가에 지급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말 기준 임직원 수가 7명인 점을 감안하면 1인당 연봉은 약 2억2000만원에 달한다. 이 밖에 퇴직급여 13억9600만원, 접대비 2억8400만원, 복리후생비 8700만원, 차량유지비는 6400만원에 달한다.

세무 전문가들은 "회사 수익의 상당수가 가족들에게 지급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결손을 유지하고 있어 매년 수십억원에 달하는 배당수익 등에 대한 세금을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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