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정치인사 논란-①] 참여정부·현 정부 인연은 ‘영전’ 아니면 ‘퇴출’

  • 행시기수 양보와 배려 사라지고…세대는 초고속 승진 ‘화제’

▲ 왼쪽부터 임광현 국세청 차장, 임성빈 서울지방국세청장, 김재철 중부지방국세청장, 김창기 부산지방국세청장[사진 = 국세청]

국세청은 지난 1일 고위공무원단 인사명단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명단은 과거 국세청 고위공무원 인사 때 마다 적용되어 왔던 관례(원칙과 균형)가 철저히 배제된 ‘코드인사’라는 비난 여론이 드세다.

일각에서는 김대지 국세청장의 인사권이 부재 중은 아닌지 의문을 갖는 이들도 적지 않다.

우선, 2일 오전에 용퇴하는 문희철 국세청 차장(행시 38회, 전북 고창) 후임으로는 임광현 서울지방국세청장(행시 38회, 충남 홍성)이 ‘국세청 2인자’로 이름을 올렸고, 임성빈 부산지방국세청장(행시 37회, 부산)은 서울국세청장으로 영전했다.

또 김창기 중부국세청장(행시 37회, 경북 봉화)은 현 보직에 내정된 지 불과 6개월만에 부산국세청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고, 김 청장 후임으로는 김재철 서울국세청 조사3국장(세대 4기, 전남 장흥)이 내정됐다.

이밖에도 이판식 부산국세청 징세송무국장(세대 4기·전남 장흥)은 송기봉 광주국세청장(행시 38회, 전북 고창)의 뒤를 잇는 파격 인사의 주인공이 됐다.

이들 고위공무원단의 인사 기준은 행시와 비고시(세무대) 그리고 현 정부와 인연 여부에 따라 희비가 갈린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김대지 국세청장을 필두로 이번 인사에 명단을 올린 (행시 출신) 임광현 서울청장과 임성빈 부산청장 등은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에 파견, 문재인 대통령과 인연(?)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세대 출신) 이판식 국장의 경우에는 참여정부 시절(2006년 6월) 사무관 직책으로 청와대에 파견, 불과 2년도 안돼 서기관으로 승진한 후 국세청에 복귀했다.

그리고 2019년 2월 또 다시 청와대에 파견, 2020년 초 부이사관으로 승진한 후 채 1년 남짓한 사이에 고위직 나급(2급) 광주국세청장에 내정된 것은 ‘파격’ 그 자체라는 평가가 우세다.

반면 국세청 1급 승진 하마평에서 빠지지 않았던 강민수 본청 법인납세국장(37회·창원)과 정철우 본청 징세법무국장(행시 37회, 경북 경주), 이현규 국세공무원교육원장 등은 각각 대전국세청장과 국세공무원교육원장 그리고 서울국세청 조사3국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공교롭게도 이들은 모두 참여정부 뿐만 아니라 현 정부 인사와도 인연이 깊지 않아 고배 아닌 고배를 마셨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는 상황이다.

국세청 고위 관계자는 “항간에 떠도는 소문 인사를 얼토당토 않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인사 뚜껑이 열리고 보니 참으로 말문이 막힌다”며 “최소한 직원들이 납득할 수 있는 인사 기준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또 다른 국세청 관계자는 “행시기수에도 최소한 배려와 양보가 있었는데 이제는 선배 기수가 남고 후배가 떠나는 말 그대로 이해할 수 없는 인사판이 되고 있는 것 같다”며 “세대 또한 예외는 아닌 것 같다”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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