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에서 선진국 그룹으로 지위가 변경됐다. UNCTAD가 설립된 1964년 이래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 그룹으로 회원국 지위가 바뀐 것은 한국이 최초다.
외교부는 4일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지난 2일(현지시각) 개최된 제68차 유엔무역개발회의 무역개발이사회 폐막 세션을 통해 우리나라가 '그룹 A(아시아·아프리카)'에서 '그룹 B(선진국)'로 지위 변경이 만장일치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UNCTAD는 개발도상국의 산업화와 국제 무역 참여를 지원하고 선진국과 개도국 간 정치·경제적 격차를 완화하기 위해 설립된 유엔 산하 기구로 194개 회원국을 두고 있다.
외교부는 "세계 10위 경제규모, 피포지(P4G·서울 녹색미래) 정상회의 개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 등 국제무대에서 우리나라의 높아진 위상과 현실에 부합하는 역할 확대를 위해 선진국 그룹 변경을 추진해 이번 이사회에서 최종 결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교부는 "이번 선진국 그룹 진출은 선진국과 개도국 모두에게서 한국의 선진국 위상을 명실상부하게 확인하고 한국이 두 그룹 사이의 가교 역할이 가능한 성공 사례임을 인정받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회원국을 그룹 A(99개), 그룹 B(31개), 그룹 C(33개·중남미), 그룹 D(25개·러시아 등 동구권) 등으로 분류해 왔다. 그간 한국은 100여개 국가와 함께 A그룹으로 분류됐고, B그룹에서는 의결권이 없었지만 이번 결정에 따라 B그룹으로 공식 지위가 변경됐다.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등 31개국이 속했던 그룹 B는 한국까지 총 32개국으로 늘어났다.
이번 이사회에 한국 수석대표로 참여한 이태호 주 제네바 대사는 "우리나라는 무역은 경제발전의 주요한 수단이라고 명시한 유엔무역개발회의 설립문서의 비전을 몸소 보여주는 성공적 사례"라며 "한국이 선진국 그룹 이동을 통해 더욱 적극적으로 (선진국과 개도국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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