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나흘 전만 해도 디디추싱은 80조원대 몸값을 인정받으며 뉴욕 증시 상장에 성공했지만, 중국 당국의 표적 수사 대상이 되면서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몰렸다.
4일 중국 현지 매체 펑파이신문 등에 따르면 이날 중국 사이버 보안 당국인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이하 판공실)은 위챗 공식 계정을 통해 디디추싱이 중화인민공화국인터넷(사이버)보안법을 심각히 위반했다면서 구글 플레이스토어, 애플 앱스토어 등 앱스토어들을 상대로 디디추싱 애플리케이션(앱)을 제거하라고 명령했다.
다만 판공실은 구체적으로 디디추싱의 위반 사항을 명시하지는 않았다.
이에 따라 약 45일의 네트워크 보안 조사 기간 동안 디디추싱 앱을 다운로드할 수 없게 됐다. 이미 다운로드한 경우 기능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디디추싱은 즉각 성명을 통해 신규 사용자 등록 및 가입이 중단됐다며 앱스토어에서 자사 앱이 삭제됐다고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사용자 권리를 보호하고 법을 준수하기 위해 관련 회사 규정을 바꿀 것이라고 전했다.
이 조치는 판공실이 디디추싱에 대한 인터넷 보안 조사 개시를 선언한 지 이틀 만에 나온 것이다. 판공실은 지난 2일 "국가보안법과 인터넷(사이버)보안법을 바탕으로 국가 데이터 보안 위험 방지, 국가 안보 수호, 공공이익 보장을 위해 조사한다"고 밝혔다.
특히 디디추싱이 이례적으로 국가보안 문제로 조사를 받고, 앱스토어에서 사라졌다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디디추싱이 중국 당국의 '인터넷 공룡 길들이기 본보기'가 된 알리바바보다 더 심각한 상황에 부닥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2일 뉴욕증시에서 디디추싱 주가는 5.3% 급락한 15.53달러로 마감됐다. 디디추싱 주가는 전날 15% 넘게 급등했으나, 하루 만에 다시 고꾸라진 것이다.
'중국판 우버'로 불리는 디디추싱은 중국 최대 차량공유 서비스 업체로, 중국 내 시장 점유율은 80%에 육박한다. 하지만 2018년 차량 기사의 승객 살인 사건이 발생한 이래 서비스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이어져 왔다. 특히 최근 중국이 인터넷 공룡에 대한 규제 고삐를 조이는 가운데, 디디추싱을 둘러싼 반독점 규제 리스크도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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