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원대 오징어 사기' 가짜 수산업자 오늘 재판…얼굴 공개

검·경·언론인에 금품살포 폭로뒤 첫 공판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유대길 기자, [e-mail]]

검사·경찰·언론인 등에게 금품을 제공했다고 폭로한 자칭 수산업자 김씨의 100억원대 '오징어 사기' 재판이 7일 열린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양철한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3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씨에 대한 3회 공판을 연다.

김씨가 경찰 조사에서 현직 부장검사와 총경급 경찰관, 전·현직 언론인들 등에게 금품을 줬다고 폭로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뒤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재판부는 이날 증인 2명을 추가로 불러 신문할 예정이다. 신문은 원칙적으로 공개되며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만 재판부 직권에 의해 비공개로 진행될 수 있다.

김씨는 2018년 6월부터 올해 1월까지 '선동 오징어'투자를 미끼로 피해자 7명에게서 총 116억2000여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선동 오징어는 배에서 잡아 바로 얼린 오징어를 말한다. 김씨는 "선동 오징어에 투자하면 3~4배 수익을 낼 수 있다"고 피해자들을 속였다. 그러나 실제 이 사업은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기로 피해를 입은 이들 중에는 김무성 전 국회의원 친형과 지난 20대 총선에 경북 한 지역 예비후보로 출마한 언론인 출신 송모씨도 포함됐다. 이들 피해액은 각각 86억4000여만원, 17억4000여만원에 달한다.
 

김씨는 이 사건과 별도로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부부장검사로 강등된 이모 전 서울남부지검 부장검사와 직위해제된 전 포항 남부경찰서장, 윤석열 캠프 대변인을 지낸 이동훈 전 논설위원, 엄성섭 TV조선 앵커 등에게 금품 등을 제공했다고 폭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씨가 지목한 이들과 김씨 본인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