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렁에 빠진 제주항공, 추가증가 가능성에 투자자들 ‘요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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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은 기자
입력 2021-07-09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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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이 무상감자와 유상증자를 동시에 결정하며 자본잠식 해소와 자금수혈에 성공했지만 증권가는 향후 추가 증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항공업황 부진으로 1개월당 수백억원의 현금이 소진되고 있어 증자를 통한 수혈은 길어야 내년 초까지 유효한 반면, 그때까지 업황이 회복되기는 어렵다는 관측에서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제주항공 이사회는 결손금 보전 및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5대1의 무상감자(균등감자)를 지난 7일 결의했다. 이로써 지난 1분기 말 1925억원이었던 제주항공의 자본금은 385억원으로 줄어든다. 1분기 말 별도 기준 자본총계 1400억원을 기준으로 할 때 일부 자본잠식 상태가 해소된다.

제주항공은 무상감자 후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약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회사의 존폐 우려를 해소하고, 실탄을 마련해 경영 정상화에 나서겠다는 의지다.

증권가는 이번 결정으로 제주항공이 당장의 위기를 넘길 수 있지만 추가 유상증자 가능성이 커 투자 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연구원은 “바닥난 곳간을 메우기 위해 한 번 더 수혈할 가능성이 현재로썬 매우 크다”며 “지난 1분기 말 기준으로 제주항공은 1200억여원의 현금을 보유했는데, 그때로부터 3개월 지난 지금 유상증자 결정을 내렸다는 건 현금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바닥나고 있는지를 방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1200억여원을 3개월여 만에 소진했다면 대략 개월당 400억여원씩 손실이 나고 있는 것이므로 추가 조달한 2000억원도 약 5개월이면 바닥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연구원은 “내년 초에는 업황이 정상화돼야 하는데 델타 변이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정상화 시점을 예단하기 어려워졌다”며 “개인적으로는 내년 하반기 정도에나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항공기 계약을 연장하지 않는 등 방식을 동원해 비용을 축소할 수는 있겠으나 이런 부분이 드라마틱한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파트장은 "유상증자 규모 2000억원이 적은 액수는 아니다. 올해 유동성 리스크가 불거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다"면서 "다만 최근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업황 회복 시점을 알기가 어려워진 만큼, 투자자들은 어느 정도 리스크를 감안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 같은 우려는 이미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제주항공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6.65%(1650원) 내린 2만3150원으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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